[전문의 칼럼] 인공관절 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by이순용 기자
2021.10.29 06:40:22
[이수현 이춘택병원 제10정형외과장] 최근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무릎이 쑤신다’며 내원하는 환자가 늘었다. 실제로 관절염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 질환으로, 기온이 낮아질수록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를 보호하는 관절이 손상되고 주위 연부조직이 변성, 퇴화하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로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 손가락 등에서 발생하지만 모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퇴행성 관절염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예방과 관리 그리고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50대에서 70대가 가장 많으며 여성 환자 비율이 남성 환자보다 약 2배 이상 높아 전체 환자 중 남성이 30%, 여성이 70% 정도를 차지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연골 두께도 얇아 손상이 빠르고 갱년기 이후 여성 호르몬 감소로 골밀도가 낮아져 관절 질환에 취약하다. 심한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대부분 골다공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잦은 가사일 등 무릎 손상을 일으키는 자세를 많이 하는 것도 여성의 퇴행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이다. 무릎의 경우 관절염이 심해지면 최종적인 치료법으로써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이는 손상된 무릎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여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대다수의 관절염 환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상당히 지장을 받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수술을 결정한다. 또한, 통증이 심해도 비교적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수술을 기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무턱대고 통증을 참으며 수술을 늦출 필요는 없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는 무릎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부딪쳐 통증을 유발하며 다리가 O자형으로 변형이 온다. 무엇보다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으므로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는 인공관절의 사용 연한을 10년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통증이 있어도 참다가 최대한 늦게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첨단 과학을 이용, 로봇이나 컴퓨터 등을 접목해 인공관절의 정교함이 크게 향상되었고, 잘 사용하면 인공관절을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마다 뼈의 모양이나 변형 정도가 다 달라 환자에게 최적의 절삭 위치 및 경로, 교정 각도를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 바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다. 수술 전 CT 촬영 데이터로 환자의 뼈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만들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계획을 세워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과정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뼈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절삭하고 임플란트를 삽입하는데 이때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수술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인다.
퇴행성 관절염은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치료가 불가능한 병도 아니다. 평소 연골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하며 단계별로 정형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병의 급격한 진행을 막고 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