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팩2021]"얼굴은 완전히 다른데"…아이폰 기능 품은 ‘갤럭시S21’

by장영은 기자
2021.01.15 00:00:00

디자인·사양 대부분 유출됐지만 디테일 "살아있네"
AI카메라 더 똑똑해지고 줌 성능 강화…UWB도 '기대'
'100만원 미만' 가격 승부수…불황 뚫고 '하이킥' 할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소문이 무성했던 ‘갤럭시S21’ 시리즈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전례 없는 유출 속에 디자인과 대부분의 사양이 알려졌지만, 공식 행사를 통해 한 단계 진화한 카메라 성능과 혁신 기능들을 다수 선보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15일 0시부터 온라인으로 ‘갤럭시 언팩 2021’을 열고 △갤럭시S21(6.2인치) △갤럭시S21 플러스(6.7인치) △갤럭시S21 울트라(6.8인치) 3종을 공개했다.

외관상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후면 카메라 모듈이다. 한쪽 모서리에 딱 붙인 직사각형의 카메라 모듈이 기기 옆면의 금속 프레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일체감을 준다. 삼성은 이를 ‘컨투어 컷’ 디자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무광의 헤이즈 공법으로 마감한 스마트폰 몸체와의 색상 대비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전작 때는 애플이 ‘아이폰11’부터 선보이고 있는 ‘인덕션’ 디자인과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갤럭시S21은 외양적으로는 완전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반면 성능면에서는 아이폰의 강점을 품으면서 닮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촬영시 피사체 분석은 물론 후처리까지 맡아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대폭 강화했다. 새롭게 적용한 인물사진 모드에서는 보케(빛망울) 효과, 스튜디오 조명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셀피 촬영시에는 머리카락과 눈썹 등의 디테일을 살려준다. 이러한 개선사항은 ‘인물 사진에 강하다’는 아이폰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스페이스줌 기능이 향상돼 준 촬영시에도 선명한 화질을 살려주고 20배 줌부터는 흔들림을 잡아주는 ‘줌 락’ 기능이 지원된다. 동영상 촬영의 재미를 더해주는 기능도 눈길을 끈다. 전후면 카메라를 모두 활용해 동시 촬영이 가능한 ‘디렉터스 뷰’ 기능이 새로 도입됐다. 망원·광각·초광각 카메라의 다양한 앵글을 한 화면에 보여줘 사용자의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화면 전환을 하면서 촬영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20’에서는 울트라 모델에만 적용됐던 초광대역밴드(UWB) 기술을 플러스 모델까지 확대했다. 인터넷이나 블루투스 연결 없이도 기기간 파일 손쉽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데 애플의 ‘에어드롭’ 기능과 비슷하다. 삼성은 UWB를 이용해 향후 자동차 열쇠 없이도 차 문을 여는 ‘디지털 카 키’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데, 애플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갤럭시S21 울트라 팬텀블랙 색상(왼쪽)과 갤럭시S21 팬텀 바이올렛 색상(오른쪽). (사진= 삼성전자)


울트라 모델은 예상대로 디자인은 물론 성능 면에서도 일반·플러스 모델과는 선을 그으며 최상위 모델다운 면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현재와 미래의 모바일 혁신 기술을 총망라했다”고 표현했다.



스마트폰 중 가장 해상도가 높은 1억 800만화소 카메라와 달도 찍을 수 있는 100배줌이 부활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각각 광학 3배와 10배의 듀얼 광학 렌즈 시스템을 듀얼 폴디드 형태로 탑재해,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적합한 카메라를 작동한다.

또 역대 삼성 스마트폰 중 가장 밝고 선명한 화면을 지원한다. 최초로 120헤르츠(Hz) 화면 주사율과 QHD+ 해상도를 동시에 지원하며, 콘텐츠에 따라 10Hz부터 120Hz까지 자동으로 주사율을 조정해 배터리를 절약한다. 명암비는 전작대비 25% 더 밝고 50% 향상됐다.

S시리즈 최초로 스타일러스펜(S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리기부터 필기, 사진편집 등 기존 S펜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처럼 기기 안에 S펜을 넣을 수는 없어 커버 케이스를 이용해 휴대해야 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15일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가격이다. 삼성은 일반 모델의 출고가를 1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하는 등 갤럭시S21 시리즈를 전작에 비해 최대 2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내놨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복병도 있었지만 지난해 갤럭시S20이 흥행에 참패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가격이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기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폰에 대한 저항심리가 강해졌다.

삼성은 △갤럭시S21 99만9900원 △갤럭시S21플러스 119만9000원 △갤럭시S21울트라(256G) 145만2000원 △갤럭시S21울트라(512G)159만9400원으로 출고가를 결정했다. 삼성 5G 플래그십 폰이 10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애플도 지난 2019년 아이폰11부터 신제품의 가격을 전작에 비해 인하 내지는 동결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얼어붙은 구매 심리를 공략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상황 등을 반영해 가격 책정에 고심한 것은 사실”이라며 “각자 원하는 크기와 사용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갤럭시S21 울트라·플러스·기본 모델. (사진=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