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하늘에서도 '갈등'

by이준기 기자
2020.06.04 03:31:54

美 "中 여객기, 미국 취항 금지"
16일 이후 발효…더 당겨질 수도
中 '美항공사 운항' 미루자 맞불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신(新) 냉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전방위적 갈등이 ‘하늘길’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교통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항공당국이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재개를 허가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보복 조처다. 이에 따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과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4개 중국 항공사는 미국 취항이 전면 제한된다.

교통부는 성명에서 “양국의 항공사 쌍방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중국 당국이 우리 항공사를 허용하는 대로 같은 규모로 중국 항공기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고 이번 조처가 보복성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16일 이전에 이번 조치가 발효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2주간 중국에 체류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다만, 중국 항공사의 미국 취항에 대해선 그 어떤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수요 감소를 이유로 미국 항공사들은 자체적으로 중국 운항을 자제해왔다.

최근 들어 미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항공당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간 교통부는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 항공사가 6월부터 중국으로 다시 취항을 원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