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똑같이 운동해도 살 안빠지는 중년... 신진대사 저하가 문제
by이순용 기자
2020.05.04 07:00:00
[박윤찬 부산365mc병원 병원장]“또래들은 다들 아가씨처럼 날씬하고 심지어 피트니스 대회까지 출전을 하던데, 저는 왜 살이 도무지 빠지지 않을까요”
최근 진료실을 찾는 4050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요즘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욕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하는 40~50대 중장년층이 좋은 성적까지 거두는 경우도 있다. SNS를 통해 이같은 사례가 널리 알려지며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중장년층도 급속히 늘고 있다.
중장년층에 접어들면 신체 컨디션이 20대와 달라지므로 보다 체계적인 다이어트가 이뤄져야 한다. 피트니스 대회에 나갈 정도로 몸 관리에 나서는 사람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특별한 사례에 가깝다. 실제로 대다수 중장년층은 다이어트와의 사투에 힘들어하게 마련이다. 중장년층의 다이어트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신진대사 저하, 나잇살, 식욕억제 세포 퇴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중년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중장년층이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신진대사’를 잡아야 한다. 신진대사 저하는 젊을 때와 똑같이 먹어도 살이 찌는 원인이다. 30대부터 성장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며 이같은 상황에 이르는데, 근육량이나 에너지 소모량도 감소되며 나잇살이 찐다.
실제로 스웨덴 의대 카롤린스카 연구소 피터 아너 박사 연구팀은 54명의 성인 남녀의 지방세포를 13년 동안 분석한 결과 연구 기간 동안 대상자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이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를 겪으며 이같은 증상이 심해진다. 대한갱년기학회는 폐경 이후 평균적으로 5㎏ 안팎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때 허벅지 등 하체비만보다는 호르몬 변화로 복부가 두둑해지는 ‘거미형’ 체형으로 변한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며 급격한 체중증가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중년 다이어트의 핵심은 양질의 에너지 섭취와 유지다. 갑작스러운 식사량 감소보다 매 끼니 양질의 단백질을 추가하고, 밥의 양은 반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또 끼니 사이에 간식으로 단백질 식품을 틈틈이 먹는 것도 권할 만하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필수다. 특히 중장년층에서의 지방세포 과다는 만성질환을 일으키고, 무릎·허리 통증의 주범이 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이같은 정석 다이어트와 함께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중년층도 늘고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대사가 저하돼 체중감량 및 체형 변화 속도가 더디다보니 다이어트에 지친 사람들이 이같은 결정에 나선다. 중년 남성은 대체로 복부지방흡입을, 여성은 복부(아랫배)뿐 아니라 팔뚝지방흡입을 선호한다. 20~30대 여성이 선호하는 허벅지 지방흡입의 경우 중장년층에서는 수요가 떨어진다. 호르몬 변화로 체형이 달라지면서다.
중장년층에서의 지방흡입수술 역시 젊은층과 마찬가지로 사이즈 감소 효과를 일으킨다. 수술 후 달라진 사이즈를 보고 다이어트에 동기 부여를 받고 건강관리에 나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지방흡입 수술 자체는 최소침습을 통해 지방세포만 걷어내는 만큼 신체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체형성형이다. 물론 몸 속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던 지방세포가 사라지다보니 회복기간 동안 멍과 붓기가 동반될 수는 있다. 1주일 정도는 격한 운동·사우나·골프 레슨 등을 모두 피하는 게 좋다.
간혹 노화로 피부 탄력이 너무 떨어져 수술받아도 될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술기가 뛰어난 의사를 만나야 한다. 지방흡입 후 피부가 울퉁불퉁해 보이는 현상은 젊은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같은 문제는 지방층을 균일하게 남김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지방을 균일하게 남기는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충분히 상담받고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지방흡입 사후관리가 확실한 의료기관인지 체크해야 한다.
이처럼 지방흡입은 중년층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비만 치료다. 단, 중년층은 고혈압·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및 만성질환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집도의에게 알리고, 건강상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