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무인영업 탓, 절도범 표적된 인형뽑기방

by권오석 기자
2018.06.22 06:30:00

''보안 강화 필요'' 지적에 업주들 "인건비 상승 부담"

한 10대 절도범이 지난 1월 경기도 시흥시의 한 인형뽑기방에서 지폐교환기를 부수고 돈을 훔치고 있다. (사진=일산동부경찰서)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24시간 영업’ 인형뽑기방을 대상으로 한 절도 사건이 전국 각지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상당수 인형뽑기방이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다보니, 손님이 뜸한 심야시간대를 틈 탄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절도범들은 인형뽑기방 내 마련된 지폐교환기를 주된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동네 후배들에게 뽑기방 동전교환기에서 돈을 훔쳐오게 시킨 10대들이 특수절도교사 혐의 등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18)군 등은 올해 1~3월 경기도 시흥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뽑기방들의 동전교환기를 부수는 방법으로 21차례에 걸쳐 2000여 만원을 훔쳤다.

서울 송파경찰서도 같은해 1~2월 서울·경기 일대 뽑기방의 지폐교환기를 뜯어 1300만원 상당의 현금을 빼돌린 혐의로 최모(34)씨를 붙잡았다.

지난 4월 전남 장흥에서도 뽑기방을 돌며 지폐교환기를 파손해 현금 750여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20)씨 등 3명이 구속됐다.



수법도 대담하다. 절도범들은 대개 드라이버를 비롯해 절단기 등 등 공구를 동원해가며 자물쇠를 끊거나 기계를 파손해 현금을 빼간다.

업주들이 뽑기방 내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시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는 하나 보다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경찰 관계자는 “무인 영업으로 운영되는 뽑기방의 경우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며 “경보 보안 장치를 설치하거나 아예 관리자가 상주하는 식으로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뽑기방 업주는 “애초에 인형뽑기방 창업을 결정한 건 무인 영업을 통해 적은 돈을 들이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며 “최저임금도 오른 상황에 감시자를 고용했다가는 인건비가 늘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