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연임 안해"..금융4대천왕 막내려

by문정태 기자
2013.04.30 08:12:05

MB맨 김승유·강만수·이팔성·어윤대 順 퇴장
차기 회장들, ''우리금융민영화·메가뱅크'' 추진 인물로 낙점 될 듯

[이데일리 문정태 성선화 이현정 기자]“자리에 연연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싫었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금융 4대천왕’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금융계의 관심은 벌써부터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활동에 들어간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새 회장에 누가 올 것인지로 쏠리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강만수 KBD산은지주 전 회장·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어윤대 회장은 2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만간 회추위가 가동될 텐데 사외이사들에게 부담을 드리기 싫어 연임포기 의사를 밝힌다”며 “자리에 연연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여러가지 사회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 (연임포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KB금융의 국내외적인 브랜드 파워가 커졌고, 사람이 움직이는 금융산업에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며 “외부 청탁 없이 KB금융의 인사를 투명하게 독립성을 유지했다는 것은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 회장의 사퇴선언으로 MB맨으로 불리는 ‘금융 4대천왕’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 초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이 김정태 회장에게 자리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 강만수 KDB산은지주 회장이 사임했다. 이달 14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에 이어 어 회장이 마지막으로 자리를 내준 것.

이에 따라 금융권의 관심은 향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KB금융지주 회장에 어떤 인물이 선임될 지로 모아지고 있다. 세간에서는 ‘신(新)사대천왕’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 이와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언론사 편집국장 오찬에서 “인사는 전문성 등을 보고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돼서 임명하는 것이지 학교 등 인맥 등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후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9일 차기회장 공개모집을 시작한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내부승진론’와 ‘외부영입론’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이 나올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내부출신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조기 민영화를 추진하려면 관료 출신 등 정권과 코드가 맞는 회장이 나와22야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손발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현재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와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전·현직 우리금융 내부 출신이다.

이덕훈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2011년 출범한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주축 멤버이기도 하다. 이종휘 위원장은 우리은행장 출신으로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전광우 이사장은 민간과 정부 부문을 두루 거친데다 해외 인맥이 좋아 민영화의 적임자로 부상중이다.

외부 인사로는 최경수 전 현재증권 사장과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이 거론된다.

KB금융그룹의 차기 후보 또한 우리금융의 민영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현실적으로 우리금융을 매입할 수 있는 곳이 KB금융 밖에 없기 때문. 차기 회장은 이를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회장 하마평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 1~2명이 오르내리고 있다.

외부출신 중에서 비중이 높은 인물이 와야 한다는 시각도 우세해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급부상중이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도 꾸준히 거론되는 분위기다.

관료 출신도 양대 지주회사 후보군으로 급부상 중이다. 인사 검증에 대한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 새 정부와 코드를 맞출 수 있으며 정책 당국과의 조율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관료 출신 중에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전 국민총리실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관심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