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봐야 산다"…안마의자업계 체험형 매장 확대
by노희준 기자
2023.08.18 06:45:00
단순 영업·진열 매장→체험 공간으로 확대·진화
바디프랜드, 라운지로 탈바꿈 후 예약률 276%↑
세라젬, 홈쇼핑에서 매장 오픈 후 매출 10배 급증
코웨이, 방판→매장 오픈...코지마, 팝업스토어로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안마의자 업계가 제품을 편하게 사용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매장 운영 방점 역시 ‘영업’과 ‘진열’에서 ‘체험’과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 안마기기는 몸으로 직접 받아봐야 제품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제품 가격 역시 수백만원대라 온라인만으로는 구매 결정 문턱을 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체험을 내세우면서 구매는 영업을 강조할 때보다 증가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 세라젬 시그니처 웰카페 동탄호수공원점(왼쪽)과 바디프랜드 일산 라운지(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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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제품의 마사지 모드 중 하나인 ‘숙취 해소’를 알리기 위해 이색 마케팅에 나섰다. 제품 체험 공간인 ‘라운지’에서 숙취 해소 마사지를 받아볼 수 있는 QR코드가 내장된 앞치마 1만벌을 전국 직영 라운지 120곳 부근의 음식주점에 배포했다. 음주 전후로 숙취 해소 모드를 느껴보라는 얘기다.
숙취 해소 모드는 척추부, 두 팔과 다리 말단에 분산돼 있는 혈액을 소화기관 쪽으로 집중해 위장 운동을 돕는 마사지다. ‘다빈치’, ‘팬텀’ ‘로보’ 등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에 있는 기능이다. 바디프랜드는 앞서 올해 2월말 전국 167개(직영120개) 오프라인 매장 이름을 라운지로 바꾸고 본격적인 체험마케팅 불을 댕겼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디스플레이(진열)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매장의 구조, 제품 배치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체험 마케팅 약발은 먹혔다. 매장을 단순 판매 장소에서 고객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자 판매 성과는 좋아졌다. 최근 라운지로 명칭을 변경한 후 올해 3~6월까지 4개월간 라운지 예약률은 전년과 비교해 276% 늘었다. 또한 성수기인 5월은 제품 판매 계약률도 20%를 상회했다. 바디프랜드 매장 체험은 통상 예약제로 운영되고 무료다. 이용 횟수에 제한은 없다.
세라젬도 오프라인 매장의 힘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세라젬은 2018년에 매장 없이 홈쇼핑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2019년에 카페형 매장인 ‘웰카페’를 오픈해 지난해 136곳(웰파크 2곳 포함)까지 키웠다. 같은기간 국내 매출(전략사업부문)은 636억원에서 지난해 6048억원으로 급증했다. 웰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면, 척추의료가전 ‘마스터 V7’, 안마의자 ‘파우제 M4’ 등 주요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웰파크는 키즈카페와의 결합형 매장이다.
세라젬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제품을 써볼 수 있지만,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공간이 개방돼 있다”며 “시선이 집중되고 눈치가 보여 편하게 사용해보기 어렵다”고 했다. 세라젬 체험 공간은 칸막이로 공간이 구획돼 편안함을 준다. 세라젬 연간 체험 고객수는 지난해 218만명을 돌파해 처음으로 200만명 고지를 넘었다. 올해도 상반기 100만명 이상이 웰카페를 이용했다.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전자상거래(E커머스)시대에 안마기기 판매에서 매장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안마가 온몸으로 제품 효용을 느껴봐야 하는 데다 기기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마기기 가격은 통상 200~600만원에 달한다. 경험을 한 후 제품을 구매해야 소비자 만족도와 재구매 확대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히 제품을 써본 뒤 효능을 체감한 상태에서 구매로 이어져야 소비자가 만족하고 꾸준히 사용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구매후에도 제품을 방치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격인 코웨이(021240)도 정수기에서 안마의자, 매트리스로 사업을 확대하자 채널(판매접점) 전략을 바꾸고 있다. 정수기만 판매할 때처럼 방문판매에만 머무를 수 없어서다. 지난해 12월 언주역 인근에 매트리와 안마기기를 사용해볼 수 있는 ‘코웨이 슬립케어 잠’을 연 뒤 현재 6개까지 매장을 확장했다. 또다른 안마기기 업체 코지마는 직영 매장이 없는 단점을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 운영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지마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7층에서 10종 상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하고 있다”며 “한달만 하려다가 오는 31일까지 연장 운영키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