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져" 개인컵 포인트 받으려면..41개 앱깔고 회원가입까지

by김경은 기자
2023.01.26 06:34:00

탄소중립포인트 시행 1년
참여 44곳 업체 중 41개사, 별도 회원가입 필요
기업→공단으로 실적 일괄 제공
“가입절차 간소화 방안 연내 보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다회용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전자영수증으로 발급 받기만해도 국가에서 연 최대 7만원의 현금성 포인트를 준다.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인센티브 정책의 핵심인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가 도입 1년을 맞았지만, 일상 문화로 자리잡기까지 갈 길이 멀단 지적이 나온다. 포인트를 받는 절차가 복잡하고, 포인트가 누적되는 효과도 체감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는 카페에서 개인 다회용컵을 사용하기만해도 무려 300원씩 포인트가 쌓인다. 환경부는 다회용기 사용을 위한 주요 정책 수단으로 탄소중립포인트를 활용키로 하면서 절차 간소화를 포함한 대중화 방안을 연내 보완한단 계획이다.

25일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9일 이후 현재 약 30만7000여명의 가입자가 탄소중립포인트제도에 가입했다. 가입만해도 5000원의 실천포인트를 지급하는 덕에 2022년도 포인트 지급 예산 24억5000만원은 모두 소진했다.

올해 예산은 89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가입자 확대에 중점을 두면서 가입시 최초 지급되는 실천포인트를 1000원으로 낮췄다. 참여 횟수에 연동, 올해 가입자부턴 5000원을 받으려면 10번 이상 참여해야 한다.

환경부는 올해 탄소중립포인트 대중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단 계획이다. 다회용기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주요 인센티브 정책 중 하나다. 환경부 내부적으로는 일회용품 재활용 정책보다 다회용기 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 시행을 유예 바 있다. 제주·세종 등 선도시행한 점주들의 강한 반발은 물론 일회용 사용을 줄이기를 포기한 결정이란 비판을 동시에 샀다.

이에 우선 참여 기업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1월 현재 스타벅스, 폴바셋, 더벤티, 메가MGC커피 등 4개 브랜드 전 지점에서 다회용컵(개인컵) 사용시 300원의 포인트를 지급키로 한데 이어, 올 상반기 중 점유율 1~10위권 브랜드까지 참여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나치게 복잡한 가입방식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는 참여 업체마다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회당 100원의 전자영수증은 15개 참여 업체마다 각각 설정하는 방법이 다르고, 전자영수증을 칭하는 표기법도 스마트영수증, 모바일영수증 등으로 구분된다. 이에 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매뉴얼 참고는 필수다. 또 개인컵 사용 300원을 적립하려면 폴바셋에서는 회원 가입을 한 뒤 등록한 멤버십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나머지 커피 브랜드는 현재 매뉴얼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1월 현재 제도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44곳. 형식적으로 포인트를 모두 받으려면 이 중 3곳을 제외하고 41개의 업체의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과 설정을 마쳐야한다.

각 사에서는 이렇게 모인 회원들의 사용 실적을 환경공단에 주기적으로 일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사용자들은 탄소중립포인트가 쌓였는지 실시간 확인할 수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개별 사용 실적을 합산하는 방식이 업계에서 제공하는 누적 실적을 합산해 제공하는 식으로 복잡한 상황”이라며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활용 등을 검토해 간소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포인트제도는 이용실적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받고 환경도 지키는 의미있는 활동이다. 민간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적으로도 인정 받을 수 있다. 탄소중립포인트제도에 가입하면 국가가 제공하는 포인트 외에도 민간기업에서 별도로 마련한 금리 우대나 할인 이벤트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초록별사랑 정기예금 가입시 탄소중립포인트 가입확인서를 제공하면 0.2%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하는 상품을 내놓은 바 있고, LG유플러스는 탄소중립 실천요금제를 출시했으며, 강원랜드는 하이원리조트 시설 30%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