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파우치…"코로나 대응에 나의 모든 것 바쳤다"

by김정남 기자
2022.11.23 07:49:02

코로나 대처 최선봉 선 파우치, 내달 은퇴
38년 역임한 NIAID 소장 내려놓기 전 브리핑
"마지막 메시지, 즉시 코로나 백신 맞으라"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가 이 정도로 오래가고 이렇게 많은 생명을 앗아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지난 3년간 100만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볼 것이라고 내 동료 중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다 은퇴를 앞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지막 브리핑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제공)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최고 전염병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 1984년부터 38년간 NIAID 소장을 역임하며 로널드 레이건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을 겪은 인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역시 그가 최선봉에 서서 대응해 왔다. 이날 브리핑은 그의 마지막 백악관 브리핑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NIAID 소장직에서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월 당시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가장 불안감을 주는 특징은 여러 변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라며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주마다, 월마다 바뀌었기 때문에 공중 보건 지침 역시 변경해 왔다”고 말했다. 역대 최악의 전염병 중 하나로 꼽히는 코로나19 퇴치 작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보건당국은 처음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잘 퍼진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러면서 이날 역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연단에서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안전을 위해 즉시 업데이트 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며 “백신은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맞지 않은 사람들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효력은 갈수록 약해진다”며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38년을 돌아보면서 “내가 지난 세월 동안 매일 했던 것을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고 회고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외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사태 등에 대한 대처를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끝으로 “정부에서 나온 이후에도 앞으로 있을지 모를 전염병 퇴치에 계속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