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초대 국방부 2인자에 '여성' 힉스…1인자 '對中경험' 약점 메운다

by이준기 기자
2020.12.31 06:58:45

오바마정부 시절 對中 겨냥 ''아시아 중시'' 정책 한 축
''유럽·중동'' 경험 치우친 오스틴 장관 지명자 ''보완''
플러노이 카드 불발로 불만 가득한 여성계 다독이기

사진=바이든 인수위원회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방부 부장관에 ‘아시아 전문가’인 캐슬린 힉스(사진) 전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상원 인준이라는 문턱을 넘으면 역사상 첫 ‘여성’ 국방부 2인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대중(對中) 겨냥정책인 ‘아시아 중시’ 정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인물인 만큼 유럽·중동 경험에 치우친 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의 경험 부족을 메우는 한편, 한때 첫 여성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다가 방산업체들과의 연결 등의 의혹으로 미셸 플러노이(전 국방차관) 카드가 불발되면서 불만이 가득했던 여성계를 감안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힉스 전 수석부차관의 국방부 부장관에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인 가운데 그간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적잖았다. 힉스의 부장관 지명은 전적으로 이런 우려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스틴의 대중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안심시키기 위한 시그널”이라고 했다.

힉스는 미 대표적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국제안보프로그램 국장을 맡고 있다. 현재 바이든 인수위 기관검토팀에서 국방부팀 팀장 역할을 해왔다.



힉스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관련된 글을 자주 써왔다고 한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고에서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감축은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계속 배제돼야 한다”며 “중국·러시아의 잠재적 군사위협에 맞서는 이점을 줄이는 것”이라고 쓴 게 대표적이다. 힉스가 군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군에 대한 민간 감독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선이라는 분석도 많다. 오스틴 지명자의 경우 ‘퇴역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오를 수 있다는 현행법에 위반하는 의회로부터 관련 조항 면제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는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장성의 장관으로 올랐을 때 군에 대한 민간의 감독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초대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부통령 시절 부통령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콜린 칼을 지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가 오늘날 마주하고 미래에 직면할 도전을 막아내는 데 필요한 폭넓은 경험과 위기로 단련된 판단력을 가진 인사들”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책임 있는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