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언택트 일반화…‘온라인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by이윤화 기자
2020.07.29 05:30:00

코로나19 장기화·소비 패턴 변화로 패션 플랫폼 폭발적 성장
무신사 독주하던 시장에 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신흥 강자 등장
명품도 온라인 구매 늘면서 AI로 전 세계 최저가 상품 찾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와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라 패션·의류 플랫폼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축된 내수 시장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패션 스타트업,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IT 기술을 활용해 패션 정보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유통 시스템 적용, 콘텐츠 강화를 통해 혁신을 이룬 패션·의류 플랫폼의 성장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브랜디 앱 페이지 화면. (사진=브랜디)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특히 패션·의류 카테고리의 지각변동이 컸다. 6월 안드로이드OS 기준 사용자 수 1위는 ‘에이블리’(141만5415명)가 차지했으며, 2위는 ‘지그재그’(134만3047명)가 올랐다. 이어 ‘무신사’(107만6308명), ‘브랜디’(67만8892명), ‘유니클로’(54만5259명)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 폭으로 보면 에이블리와 브랜디, 무신사가 각 222.69%, 88.24%, 83.46%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시간에서는 지그재그가 1.21시간으로 에이블리(0.65시간)와 무신사(0.65시간) 보다 앞섰으며, 앱 사용일수는 무신사가 5.6일로 가장 높았다.

이중에서 브랜디는 빠른 배송과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인정받아 ‘혁신 아이콘’으로 최근 주목 받고 있다. 2016년 출범 이후 누적 거래액 30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패션 스타트업 중 하나다. 올해에는 21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이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신용보증기금의 스케일업 프로그램 해당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는 풀필먼트(물류체계관리) 서비스 ‘헬피’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헬피는 통합 물류센터에서 동대문 패션 판매자의 물류, 배송, 고객대응(CS) 전반 등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풀필먼트 사업을 위해 동대문에 본사와 물류센터를 통합한 7273㎡(2200평) 규모의 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일 발송하는 ‘오늘출발’ 서비스를 출시했다. 도소매 판매자를 위한 온·오프라인 쇼룸을 제공하는 등 물류 공급 시스템을 강화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렌비 홈페이지. (사진=트렌비)
코로나19 여파는 명품 시장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게 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AI 기반 글로벌 명품구매 플랫폼 트렌비는 국내 온라인 명품 구매 플랫폼 중 가장 큰 규모인 총 180억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루이비통’·’셀린느’와 글로벌 협업도 진행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트렌비는 핵심 경쟁력인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트렌봇’을 통해 세일이 시작되거나 가격이 내려간 전 세계 각 명품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 글로벌 편집숍, 해외 주요 백화점과 아웃렛몰 등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고객들에게 명품 세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 직접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모바일로 전 세계 명품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고도화된 AI 검색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현재 150만개가 넘는 명품 신상품과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라인업까지 찾아내는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월 250만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명품 구매 플랫폼으로 발돋움한 트렌비는 외국의 다양한 명품 리테일러들과 협업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