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윤화 기자
2020.05.12 05:30:00
동원F&B, 신세계푸드 식품사들 비건·대체육 유통 활발
CJ제일제당 역시 “대체육 관련 자체 연구개발 집중 中”
패션·뷰티업계도 옷, 신발 등 ‘비건 라이프’ 대세 굳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고기 없는 햄버거,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아이스크림, 과일껍질로 만든 가죽.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국내 ‘비건’(Vegan)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낮게 평가됐지만 최근 식품업계부터 패션 브랜드들까지 관련 시장이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환경보호, 윤리적 소비 등의 개인 가치관과 웰빙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도 비건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 수준이었던 국내 채식 소비자는 2018년 150만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총 인구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물론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보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2018년 약 22조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원F&B가 지난해 3월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비욘드 버거’를 출시하면서 선도적으로 비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도 올해 2월부터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버거 제품 시판에 나섰다. 서울 성수동 본사 1층에 위치한 ‘테스트키친’에서만 시범적으로 판매해 시험하는 단계지만 소비자 의견을 보완해 정식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인 만큼 정식 출시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조대림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만두 선보였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 ‘엔네이처’ 브랜드를 론칭하고 관련 제품을 판매에 나선바 있다. SPC삼립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국내 독점 생산·판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비건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비건 수요가 많아지면서 디저트 영역까지 관련 식품군이 확장했다. 롯데제과 나뚜루는 국내 최초의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은 상큼한 맛의 ‘코코넛 파인애플’과 고소한 맛의 ‘캐슈바닐라’ 총 2종이다. 순식물성 원료만 사용하여 한국비건인증원의 까다로운 동물성 DNA 검사를 통과,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이 제품은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사용해 일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해냈다.
CJ제일제당도 올해부터 자체 연구개발에 나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건 식품과 관련해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제품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해외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입 유통하거나, 국내 제조사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대체육 시장 선도를 위한 비건 식품인 ‘고기 대신’ 시리즈 6종을 선보였다. 국내 제조업체인 바이오믹스가 만든 제품이다. 이전에는 순식물성 원료로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해 만든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를 출시했으며,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을 통해 약 570여 가지 비건 상품 특별전을 진행한 바 있다. 기존의 푸석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콩고기 상품의 품질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기와 가장 가까운 식감을 낼 수 있도록 곤약과 해조류를 이용해 최적의 식감과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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