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지시' 전략비축유 매입 '무산'

by이준기 기자
2020.03.27 03:09:12

전날 美상원 통과한 슈퍼부양책에 관련 예산 미배정
에너지부 "후속 부양책에 비축유 예산 담기길 희망"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코로나19발(發) 유가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업계 지원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미국 행정부가 추진했던 전략비축유(SPR) 매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전날(25일) 미 상원을 통과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법안, 이른바 ‘슈퍼부양책’에 전략비축유 매입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공식 철회했다. 앞서 댄 브룰렛 에너지부 장관은 최대 77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구매를 위해 의회에 30억달러의 예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애초 미 에너지부는 오는 6월 3000만배럴어치의 원유 구매를 시작으로 전략 비축유를 확대할 예정이었다. 2차 구매는 이후 60∼90일 내에 시행할 방침이었다.



미 에너지부는 “브룰렛 장관은 후속 (경기부양) 법안에서 원유 구매를 위한 예산이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의회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예산지원을 위해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셰일린 하인즈 대변인)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했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유가를 근거로 볼 때, 나는 (브룰렛) 에너지부 장관에게 매우 좋은 가격에 미국의 전략 비축유를 대량으로 사들이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대한으로 (비축유를) 채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