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크롱 만나 무역·금융·항공 분야 17조원 '선물'

by김인경 기자
2019.11.07 05:32:08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국빈방문한 마크롱과 회담
시진핑 "중, 프랑스서 유로화표시 채권 40억유로 발행"
마크롱 "잦은교류로 우호 다져야..홍콩문제도 언급"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17조원에 이르는 경제지원 선물 보따리를 프랑스에 안겼다.

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맞춰 국빈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무역, 금융,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중국-프랑스 관계 행동 계획’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은 물론 양국 간 항공기 엔진 개발 협력, 승무원 교육 협력 등도 함께 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측은 농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근 미국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등 환경 분야에서도 손을 잡기로 했다. 이날 양국이 체결한 협력 규모는 150억달러(17조3775억원)에 달한다.

특히 두 정상은 금융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 정부는 최근 프랑스에서 유로화 표시 채권 40억유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면서 “이는 중국이 15년 만에 유로화 채권을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채권 발행은 중국이 파리 국제금융센터 건설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과 프랑스,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금융 협력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UN,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 시스템 내에서 프랑스와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 주석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기초로 한 다자무역 체계 수호와 WTO 개혁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수교 55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중국을 방문하게 돼서 기쁘다”면서 “잦은 교류를 통해 양국 우호를 다지고, 양국 간 실무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국 기업이 프랑스에 진출해 협력하는 데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항공, 우주, 민간용 핵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 수호, 반테러,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해서 함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양국 간 일부 이견에 대해서 상호 존중의 정신에 따라 적절히 처리하길 원한다”며 “프랑스 기업들은 중국의 대외 개방을 계기로 중국 시장 진출을 심화하고,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 홍콩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시 주석을 만나 홍콩에 대화를 통한 안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분명하게 유럽사회가 공유하는 우려에 대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AFP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