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1兆 클럽' 들까…은행권 실적 관전포인트 셋

by김정남 기자
2019.10.08 06:00:00

①신한금융, 첫 1兆 클럽 가입할까
②정부 규제와 금리 하락의 여파는
③올해 말과 내년 초 인사철 영향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신한금융은 사상 첫 ‘1조 클럽’에 들 수 있을까. 정부 규제와 금리 하락은 실적에 어떤 여파를 몰고 올까. 나아가 금융지주의 성적표는 잇단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영향을 줄까.

주요 금융그룹들의 올해 3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내놓는 3대 관전 포인트다. 최대 관심사는 신한금융과 KB금융간 ‘리딩뱅크’ 경쟁이다. 이에 더해 전례 없는 초저금리의 여파와 한꺼번에 몰린 인사 시즌으로 어느 때보다 실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지배기업지분 순이익)의 시장 컨센서스는 928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34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B금융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이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196억원(전년 동기 대비 3.6%↓)이다. 두 금융그룹은 최근 몇 년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했으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신한금융이 2개 분기 연속으로 KB금융을 제쳤다. 이번에도 신한금융의 수성이 유력하다.

신한금융의 1조 클럽 가입 여부도 관심이다. 지금껏 국내 금융그룹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 때 컨센서스가 9000억원 초반대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1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9961억의 순이익을 거두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의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차별화 포인트인 비(非)은행 실적과 해외사업 성장성은 계속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27%에 달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간 3위 싸움도 있다. 두 그룹은 공교롭게도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대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의 순이익 추정치는 7219억원으로 우리금융(5541억원)보다 높다.



예기치 못한 외부환경 변수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정부의 신(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도입과 안심전환대출 출시 등은 은행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는 곧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번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 추정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정책으로 대출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경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평균 4.1% 감소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정책 요인으로만 은행 대출금리가 20~30bp 떨어질 수도 있다”며 “은행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주요 은행의 NIM은 전기보다 6bp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한 고위인사는 “경기 침체로 인한 신용 위험 우려에 당분간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3분기 실적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금융권 ‘큰 장’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CEO의 신규 선임 혹은 추가 연임에는 변수들이 많지만, 그래도 기본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성적표와 함께 이번달 나오는 3분기 실적도 어떻게든 참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주자는 허인 KB국민은행장(올해 11월 임기 만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번달 말께 가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이번달 중순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군을 정해 행추위로 올리고, 행추위는 곧바로 후보군 자격 검증에 나서는 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허 행장의 1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실적이 신한은행에 다소 밀렸던 것은 그룹 차원의 건전성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리딩뱅크 지위의 유지는 조 회장 연임 가도의 기본 요건으로 꼽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조 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까지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