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환경' 시대…유통업계, 일회용품 줄이고 포장재 바꾸고

by이성웅 기자
2019.01.21 06:10:00

올 하반기,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전면 도입
유통업계 선제적 조치로 연초부터 친환경 정책 도입
비닐류 등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제품 포장 재활용 쉽게

16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이갑수 이마트 사장(왼쪽 첫번째), 정환성 이마트 성수점장(왼쪽 두번째)에게 이마트의 자원순환 캠페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환경보호 화두가 ‘친(親)환경’을 넘어서 ‘필(必)환경’으로 옮겨가면서 유통업계가 새해 각종 환경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쓰레기 대란’을 겪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폐기물 저감 정책을 펼치는 만큼, 업계에서도 폐기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적용한다. 지난 15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개정안의 골자는 불필요한 이중포장 금지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1 제품이나 증정품의 이중포장이 앞으로 금지된다. 소형 전자제품은 포장횟수가 2회로 제한되고, 비닐 완충제 ‘뽁뽁이’는 종이 완충제로 대체된다. 아울러 신선식품 등에 사용되는 상품 포장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교체해야한다.

개정안 정식 시행에 앞서 일회용품 사용 비중이 큰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품질환경 안전센터’를 신설해 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자원순환’ 요소를 고려한 포장을 개발토록 했다. 지난 16일부터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롤 비닐 감축’, ‘친환경 트레이 도입’ 등 자원순환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먼저 롤 비닐 사용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롤 비닐은 주로 과일이나 채소 등을 담는 비닐 백으로 고객들이 직접 필요한 만큼 뜯어 쓸 수 있도록 비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롤 비닐 총 1억장(35만t)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6㎢로 축구장 2250여개 크기다. 2월부턴 비치 장소도 지난해 4월 대비 50%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PK마켓 △SSG마켓 △노브랜드 전문점 △부츠 △일렉트로마트 등에서도 비닐봉투와 종이봉투 대신 부직포백 등 장바구니를 운영한다. 절감효과는 연간 200만장 수준으로 기대된다.

또 신선식품 매장에서 주로 사용하던 플라스틱 접시나 스티로폼 접시도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신세계백화점 친환경 포장 선물세트.(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설을 앞두고 출시한 명절선물세트 포장을 종이로 제작했다. 이제 나무나 천으로 만들어 재활용이 힘든 포장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정육이나 수산물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보냉팩을 분리수거가 가능하도록 교체했다. 기존 보냉팩은 일반쓰레기로 분류해야 했지만, 이젠 보냉팩을 손쉽게 뜯은 후 물을 배출한 뒤 재활용할 수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은 종이 영수증, 종이 가격표, 비닐 봉투의 사용을 전면 중단한다.

종이 영수증은 지난해 3월 도입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자 영수증으로 대체한다. 전자 영수증은 지난해 누적 발급 건수가 400만 건을 넘어섰다. 종이 영수증이었다면 약 800km 길이다.

올해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전자영수증 발급을 연간 600만 건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가격표도 전자 방식으로 바뀐다. 종이 가격표는 대형매장 기준 월 1만장 이상 소모된다. 전자 가격표 도입으로 연간 1700만장 이상 종이 가격표 절약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종량제 봉투와 종이봉투 사용으로 연간 2500만장이 넘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에선 세제류 포장용기를 재활용이 쉬운 소재로 제작하고 있다. ‘피지 파워젤’ 등 세탁세제 6종의 포장재 몸체와 마개 등 부자재를 동일 소재(폴리프로필렌)로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하면 별도의 분류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재활용이 쉬워진다.

LG생활건강은 이를 통해 한국포장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포장재 재활용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운 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되는 만큼 업계에서도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각종 환경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초기엔 익숙지 않아 소비자들이 다소 불편을 느낄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