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뚜루루뚜루' 중독성 있는 '아기상어'...방탄 넘을지도 몰라요
by고규대 기자
2019.01.18 06:00:00
반복되는 후렴구 중독성 강해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흥얼흥얼
상어 입모양 율동 따라하기 쉬워
유튜브에서 패러디 영상 쏟아져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방탄소년단의 기록을 아기상어가 노린다?’ 최근 ‘아기상어’의 영어 버전 ‘베이비 샤크(Baby Shark)’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약 22억 뷰를 기록하면서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베이비 샤크’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15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38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낳았다. CNN은 “‘아기상어’는 싸이와 방탄소년단에 이어 한국인이 프로듀싱한 노래 중 빌보드를 점령한 세 번째 곡”이라며 “‘아기상어’의 쉬운 멜로디와 건전한 주제가 어린이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했다”고 분석했다.
‘Baby Shark’는 지난주 ‘핫 100’ 32위에 깜짝 랭크됐으며, 한국 가요가 아닌 동요가 ‘핫 100’에 진입한 것은 최초다. 역대 ‘핫 100’에 진출한 한국 노래는 싸이 ‘강남스타일’(2012년)과 ‘젠틀맨’(2013년), 방탄소년단 ‘아이돌’(11위)·‘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28위)·‘디엔에이’(67위), 원더걸스 ‘노바디’(76위), 씨엘 ‘리프티드’(94위) 등이다. 그 때문에 ‘이러다 아기상어가 방탄소년단을 넘어설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Baby Shark’는 삼성출판사 자회사인 스마트스터디가 개발한 캐릭터 핑크퐁의 동요 ‘아기상어’의 영어버전이다. ‘아기상어’는 북미권 구전 챈트(CHANT)를 편곡한 2분 길이의 곡으로 아기 상어부터 할아버지 상어까지 온 가족이 등장하는 쉬운 가사, 재미있는 후렴구와 율동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Baby shark, doo doo doo doo doo doo’ 등 ‘뚜루루뚜루’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후렴구가 중독성이 있다. 아이들 뿐만아니라 어른들까지 강력한 중독성으로 크게 인기를 얻었다. 중독성으로 인해 수능 금지곡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네티즌은 “동생이 ‘아기상어’ 불러서 자동재생돼. 뚜루루뚜루 밖에 생각이안나” “동생이 이 노래를 듣고, 매일 밤마다 틀어 달라네요” 등 의견이 많다.
’아기상어’의 원곡은 ‘작자 미상’ 혹은 ‘저작권 기간이 만료된 저작물’(public domain)로 분류된다. 챈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구호처럼 동요는 아니지만 리듬이 있는 문구를 말한다. 스마트스터디는 “이를 편곡, 번안, 개사 등 리메이크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한 ‘아기상어’는 2차 저작물로서 그 저작권은 스마트스터디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기상어’는 유튜브에 오른 이후 한국어버전외에 영어버전으로 인기를 끌더니 일본어, 중국어 버전 등 11개 언어로 확대됐다. 핑크퐁 유튜브 영어 채널은 구독자 1440만명(17일 현재)에 달하고, 한국어 채널은 325만명이다. 일본어와 중국어 채널도 각각 42만, 58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15초 분량의 영상을 올리는 어플리케이션 틱톡에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스마트스터디는 “유튜브 수익 등은 영업비밀이라 공개하기어렵다”면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인 상어를 주제로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쉬운 심플한 가사와 한번 들으면 잊혀 지지 않는 후렴구 멜로디가 주요한 성공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또 “ 힙합 버전, EDM 버전, ‘베이비 샤크챌린지’ 등 다양한 ‘변주’를 통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기는 콘텐츠라는 점이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고 평했다.
‘아기상어’의 이례적인 인기는 북미 시장을 강타했다. 아마존 사이트에서 핑크퐁 인형 상품이 인기리에 팔리고 일부 품목은 완판 직전에 들어갔다. 현재 아마존 사이트에는 아기상어를 형상화한 인형부터 문구용품까지 다양한 굿즈가 등록돼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삼성출판사(068290)의 주가는 16일 상한가(29.71%)로 마감한 데 이어 17일 11.08% 오른 22,550원에 거래됐다. 스마트스터디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핑크퐁’ 캐릭터 제품등을 생산하는 오로라(039830)도 5거래일 동안 23% 상승한 11,500원에 마감됐다. 홍보대행사 측은 “지난 12월 핑크퐁 아기상어를 테마로 한 사운드 인형류를 아마존에 사전 판매 형태로 판매했었고, 이틀하고 반나절 만에 모든 재고가 소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 ‘아기상어’와 함께 아부다비에서 열린 핑크퐁 이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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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상어’는 여세를 몰아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8,000억원이라고 알려진 뽀로로처럼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마트스터디는 “곧 소니뮤직과 음원 배급 파트너십을 맺고, 와우위(WowWee), 카디널(Cardinal) 등 완구 파트너사들과 2019년에 다양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스터디는 또 “‘아기상어’의 인기에 힘입어 2017년 270억 규모의 매출에서 2018년 37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율동과 함께 상어가족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더하는 등 차별화를 한 콘텐츠로 또 다른 성공을 꿈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