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 '쩐의전쟁']③현대·GS건설 CEO "다 걸고 싸운다"

by김기덕 기자
2017.09.25 05:32:02

양사 CEO 합동설명회 직접 나서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차지하기 위한 GS건설(006360)과 현대건설(000720)의 수주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양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례적으로 시공사 합동설명회에 직접 나서 프리젠테이션(PT)까지 하는 열의를 보이며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총 사업비 최대 10조원, 공사비 2조6000억으로 대형 건설사 1년어치 주택 수주에 맞먹는 금액이 걸려있는데다 향후 반포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 전체 재건축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양사 CEO는 자존심을 내걸고 불꽃튀는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
◇디자인·입주민 서비스 내걸고 경쟁 격화

먼저 칼을 빼든 곳은 GS건설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가장 먼저 입찰보증금 1500억원을 내고 기호 1번으로 시공사 입찰을 마쳤다. 이번 수주를 위해 3년 전부터 각 부서에 있는 인력을 착출해 수주 전담팀을 구성하고, 서초 신동아아파트 수주전에서 손을 뗄 정도로 유례없는 공을 들였다.

주거 환경에 가장 역점을 둔 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청정 주거환경. GS건설은 반포주공1단지에 국내 최초로 H14급 헤파필터(0.3㎛이상의 미세먼지를 99.995% 제거하는 기술)를 적용한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을 도입한다. 한마디로 반도체 클린룸 수준의 주거환경을 구현해 초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에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최대 규모로 스카이브릿지(총 길이 145m)도 5개나 설치해 ‘하늘 위 수영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 디자인은 과거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펠리스, 일산 킨텍스, 부산 해운대 제니스타워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디자인회사 SMDP가 맡았다. 이 회사 스콧 사버 대표는 “물방울이 튀면서 생기는 모습과 한강의 물결을 본떠 단지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현대건설은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아파트 조합원들의 특성에 맞는 질 높은 상품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층 많다 보니 살기 좋은 장수명 아파트, 고급주거단지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에게 적합한 2세대 또는 3세대가 살 수 있는 특화 주택, 실버 세대를 위한 시니어 특화 평면 등을 주택에 구성했다.

현대건설은 또 입주민들의 의료 및 건강, 편의 등 분야별로 전문가를 통한 컨시어지(관리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백화점 그룹과 서울성모병원과 연계해 건강식단 조식서비스 100회 제공, 건강검진 1회 무료 및 평생 건강연계서비스 등 입주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할 예정이다.

외관은 글로벌 설계 회사 HSK와 손잡고 고층 건물은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하고, 일부 저층 동은 요트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다. 또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설계해 전체 가구의 70% 이상(3000가구)에서 한강을 내다볼 수 있도록 했다

◇조합원 표심은..“뚜껑 열어봐야 알 듯”

이번 재건축 수주전은 아파트 브랜드 파워, 사업비 조달, 이사비 지원 논란 등을 거치며 엎치락 뒷치락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오랜 기간동안 조합원들을 니즈(Needs)를 파악했다는 점과 반포동 재건축 사업 터줏대감인 자이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GS건설이 우세한 듯 보였지만, 우수한 자금력과 이주비 대여금 등을 앞세워 현대건설이 맹추격해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열린 반포주공1단지 건설사 합동설명회에서는 양사 CEO가 직접 참여해 프리젠테이션(PT)에 직접 나서는 등 공방전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임병용 사장은 “(현대건설이) 각종 특화 공사 금액이 이사비 포함 5026억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공사가 무슨 공사인지는 입찰 제안서 상세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건값을 잔뜩 올려놓고 물건은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할인해 주는 척하는 블러핑과 같다”고 지적했다.

정수현 사장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한강변의 특권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대건설만의 작품”이라며 “조합원 삶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맞춤형 설계를 통해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