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상건 기자
2017.09.13 04:59:16
매각 예비입찰에 3곳, 1곳 LOI 제출
[이 기사는 9월 12일(화) 14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인 플랜트 제조업체 우양에이치씨와 세대에너텍이 동시에 매물로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두 업체는 글로벌 중견기업을 키우기 위해 만든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되며 전망이 밝았던 만큼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된 우양에이치씨와 세대에너텍 매각 예비입찰에 각각 3곳과 1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양에이치씨는 지난 1993년 제약과 식품 등 케미칼 제품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로 설랩됐고 지난 1996년에 법인으로 바뀌었다. 기술력과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케미칼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국내 대형 건설·엔지니어링사로 영역을 넓혀 대형 플랜트기자재를 설계·제작·납품하고 있다.
우양에이치씨는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이후 연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 2014년 회사 경영진의 횡령과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린 이후 경영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우양에이치씨는 지난 201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지만 상장 폐지됐고 결국 지난 2015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우양에이치씨는 진입 장벽이 높은 고중량·특수재질 플랜트 설계와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우양에이치씨는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이달 중 본입찰을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 달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세대에너텍은 지난 1987년에 설립됐고 지난 2006년 에너텍을 흡수합병해 회사 명칭을 기존 세대기산에서 세대에너텍으로 바꿨다. 발전설비와 해양·석유화학·환경산업분야 설비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우양에이치씨와 비슷한 연 2000억원 매출에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미국의 누터에릭슨(Nooter Eriksen) 등 세계적인 폐열회수보일러(HRSG)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탈원전 지지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LNG 발전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HSRG가 LNG발전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에너텍은 오는 22일 매각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양에이치씨와 세대에너텍은 수출입은행이 선정한 지난 2013년 히든챔피언들이다. 히든챔피언은 수출입은행이 지난 2009년 도입한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 제도다. 글로벌 중견 기업이란 ‘수출 3억달러 이상이고 세계시장 5위 이내’이거나 ‘매출 1조원 이상이고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수출입은행은 히든챔피언제도를 도입한 이래 300여 개 후보기업을 추려 금융·비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은 수출입은행의 수출촉진기금, 수출성장자금 등을 낮은 금리로 공급받거나 해외 진출 컨설팅, 법률자문 등을 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에 선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뜻”라며 “현재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 주인을 만난다면 충분히 기업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