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도권서 16만가구 입주…싼 전세 구해볼까
by원다연 기자
2017.01.18 05:30:00
서울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입주 이어져
3600가구 규모 ''고래힐'', 시세보다 전셋값 최고 1억원 저렴
2014~2015년 분양물량 쏟아낸 하남미사·동탄2 등 본격 입주
분양계약서 통해 수분양자 여부 확인, 재계약시점 전셋값 따져봐야
| △ 올해 새 아파트 입주가 늘면서 전세난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내달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 아파트 전경. [사진=GS건설 제공] |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는 총 36만7000여가구다. 지난해보다 25%가량 많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급 과잉이 ‘전셋값 하락→급매물 증가→매맷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세 수요자들에게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새 아파트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기회로 눈여겨볼 만한 단지가 적지 않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입주 물량 증가로 지역에 따라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집을 사거나 전세 계약을 맺기 전에 지역별 입주 물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모두 36만7500가구로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다. 이들 지역에서만 올해 16만2331가구(서울 2만5812가구, 경기 11만9829가구, 인천 1만6690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서울에서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강동구 고덕동에서 모두 3658가구 규모의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4억 5000만~5억 5000만원 선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신축아파트를 기준으로 84㎡형 전세 시세는 5억 5000만~6억원 선”이라며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전셋값이 주변 시세보다 1억원 가까이 떨어지고 매물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이 아파트와 붙어 있으면서 지난 2011년 말 입주한 ‘고덕 아이파크’의 같은 평형대 전세는 5억 5000만~5억 9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주공·고덕주공6단지 등의 재건축 아파트가 상반기 중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의 전셋값도 머지 않아 주변 시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덕동 K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된 이후 하루에 3~4건씩 전세계약을 할 만큼 4억원대의 급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인근 재건축 단지 이주까지 시작되면 전셋값이 금방 원래 시세를 회복할 수밖에 없어 전세 수요자에겐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직주근접성이 좋은 서울 도심권 대단지 입주 아파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GS건설이 동대문구 보문제3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보문파크뷰자이’(1186가구), 삼성물산이 신길뉴타운 7구역에서 공급한 ‘래미안 에스티움’(1722가구), 대림산업이 영등포뉴타운 1-4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타워스퀘어’(1221가구) 등이다.
| △최근 3년간 입주물량 추이 및 서울 입주 예정 대단지 아파트. [자료=부동산114] |
|
수도권에서는 하남 미사강변도시와 화성 동탄2신도시 등 2기 신도시 입주 물량이 많다. 미사강변도시에서는 오는 3월 GS건설이 지은 1222가구 규모의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입주를 시작으로 ‘미사강변리버뷰자이’(555가구), ‘미사강변더샵센트럴포레’(487가구) 등의 입주가 이어진다.
미사강변도시보다 앞서 2012년 첫 분양을 시작해 2014~2015년 2년간 2 만2000여가구 공급을 쏟아낸 동탄2신도시에서도 올해 아파트 입주가 봇물을 이룬다. 이곳에서는 내달 ‘동탄2 사랑으로부영’(1316가구)를 시작으로 6월 ‘동탄2신도시호반베르디움3차’(1695가구), 10월 ‘동탄2상록아파트’(1005가구) 등이 입주 예정이다.
입주 아파트에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들이라면 따져봐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전셋값이 저렴한 급매물의 경우 선순위 저당권 금액이 높게 책정된 경우가 많아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준공 전에 전세를 구할 경우에는 등기부등본으로 이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분양계약서를 통해 대출 정도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2년간 분양시장 호조로 분양권의 손바뀜이 많았던 만큼 건설사 등을 통해 분양권 명의 변경 여부 역시 확인한 후 거래에 나서는 게 안전하다.
2년 후 재계약 시점에는 주변 시세에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근에서 가장 최근에 입주를 했으면서도 가구 규모가 비슷한 단지의 시세를 기준으로 재계약 시점의 전세가격까지 가늠해본 뒤 입주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