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162·하버드 졸업…클래식계 '엄친아' 몰려온다

by김미경 기자
2016.06.02 06:17:17

하버드 출신 클라리네스트 오텐잠머
2일 금호예술가시리즈 무대 올라
IQ162·최연소박사 비올리스트 이승원
8월 노부스콰르텟으로 예술의전당서 콘서트
랑콤 뮤즈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도
17일 LG아트센터서 베토벤 들려줘

아버지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아들은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이런 음악가집안도 드물다.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오른쪽부터)와 현악사중주단 노부스콰르텟, 피아니스트 임동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수려한 외모에 180㎝ 이상 훤칠한 키, IQ162. 천재·신동이란 얘기는 늘 따라붙는다. 유명학교 전액 장학생 출신은 기본이다. 요샛말로 ‘엄친아’(엄마친구 아들의 줄임말)라 불릴 만하다.

음악계 소문난 엄친아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최연소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잠머(27)와 피아니스트 임동혁(32) 등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세계 최정상급 타이틀에 권위있는 국제콩쿠르 우승경력을 지닌 연주자들이다. 음악가집안에서 ‘금악기’를 물고 태어난 한국 현악사중주단 대표주자 노부스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이승원(26)도 오는 8월 노부스와 국내 무대를 준비 중이다. ‘엄친딸’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29)은 ‘엘리트집안’으로 유명하다. 아버지는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강병운 전 서울대 성악과 교수다.

오텐 잠머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형,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하버드대 출신인 클라리네티스트 오텐잠머는 자신이 클라리넷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던 배경으로 “무엇을 하든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부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데일리와 서면인터뷰에서 오텐잠머는 “나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 뒤에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동시에 내게 주어진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인 아버지 에른스트와 단원인 형 다니엘, 첼리스트 어머니를 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4세에 피아노를, 10세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첼로로 이미 다수의 콩쿠르를 석권했음에도 뒤늦은 13세에 클라리넷을 시작한 뒤 빼어난 두각을 나타냈다. 세 부자는 클라리넷 트리오 ‘더 클라리노츠’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오텐잠머는 “집에 항상 클라리넷이 있었다. 아버지가 연습하는 걸 늘 들어왔고, 나중에는 형도 배웠다. 클라리넷이 자연스럽게 내 일부가 되더라. 따뜻한 소리가 좋았다. 악기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고 귀띔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사진=Sangwook Lee).
5세부터 테니스와 풋볼을 배워 프로선수를 고민했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오텐잠머는 “부모는 내게 여러 선택지를 제안했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가장 큰 취미활동이다. 테니스와 풋볼 외에도 골프·스키·수영을 즐긴다. 운동으로 다진 체력은 음악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최강 실력의 오텐잠머는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여는 ‘위대한 예술가 시리즈’ 리사이틀에서 볼 수 있다. 390석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난해 7년 만에 새 음반 ‘쇼팽: 전주곡’을 들고 나온 피아니스트 임동혁도 10대부터 세계 유수 콩쿠르를 휩쓸며 ‘천재’라 불렸다. 2005년에는 형 임동민과 함께 쇼팽피아노콩쿠르 3위에 입상했다. 세계 3대 피아노콩쿠르라 불리는 쇼팽·차이콥스키·퀸엘리자베스에서 모두 입상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오는 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샤콘’을, 18일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비엔나체임버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의 ‘삼중협주곡’(op.56)을 협연한다.



꽃미남 외모로 가는 곳마다 여성팬을 몰고 다녀 ‘클래식계의 F4’라 불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31)·김영욱(27), 비올리스트 이승원(26), 첼리스트 문웅휘(28)로 구성한 노부스콰르텟 얘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2007년 결성했다. 2014년 모차르트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유명기획사 지멘아우어에 소속했다. 이후 해외 유명 콘서트홀과 페스티벌에 초청받으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

이승원ⓒTaeuk Kang.
그중 이승원은 IQ162에, 각종 수학올림피아드 석권, 세계 최고 명문대 최연소박사학위를 취득한 클래식계 뇌섹남이다. 비올라계의 대모 조명희의 조카이자 올초 tvN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에 출연해 수학 천재의 면모를 드러내 화제가 됐다. 이승원은 “어릴 때 수학·과학에 재능을 보여 부모는 예고가 아닌 특목고나 과학고에 가길 바랐다. 하지만 그때부터 하고 싶은 건 음악이었고 결국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웃었다. 결성 9년 만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첫 음반을 낸 노부스콰르텟은 오는 8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전곡 쇼스타코비치를 들려줄 예정.

최근 유럽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로열콘세르트허바우에 오보에 단원으로 들어간 함경(24)과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 플루트 수석으로 활약 중인 조성현(27)도 웬만한 연주자는 명함도 못 내밀 찬란한 스펙의 주인공. 이들이 속한 목관오중주 ‘바이츠퀸텟’이 지난해 칼닐센실내악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유럽 관악계 신성으로 떠올랐다.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첫 무대를 올린다.

실력은 기본 연예인급 외모로 남성팬을 몰고 다니는 ‘엄친딸’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왼쪽부터)와 클라라 주미강, 첼리스트 오우양나나.
화장품 모델 정도는 해줘야 낄 수 있다. KBS ‘더콘서트’의 사회자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9)는 최근 랑콤의 캠페인모델로 나서면서 K클래식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LG아트센터에서 여는 ‘디토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를 레퍼토리로 한 ‘베토벤 저니’를 선보인다.

16살 첼리스트 오우양나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은 이미 2011년 LG생활건강 숨모델로 활약했다. 170㎝가 넘는 큰 키에 도회적 이미지를 갖춘 실력파 연주자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봤다는 게 LG생활건강 측의 설명이다. 3세에 바이올린을 시작, 7세에 전액 장학생으로 미국 줄리아드음악학교 입학, 2010년 인디애나폴리스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파다.

대만의 ‘첼로요정’ 오우양나나(16)는 13세에 중국의 랑랑과 유자왕의 학교로 잘 알려진 미국의 명문음대 커티스음악대에 전액장학금으로 입학한 영재다.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인정받은 오우양나나는 배우로도 활동 중. 영화 ‘베이징 러브스토리’(2014)에 출연했으며 영화 ‘파풍’(2015)을 통해 슈퍼주니어 최시원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달 27일 첫 데뷔앨범으로 국내 팬들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