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3.11.30 09:01:40
TPP, 모든 분야 관세 철폐 다자간 FTA
美, 中 견제위한 수단
단계 복잡해 빠른 시일 내 참여 결정 어려울 듯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PP는 모든 분야의 관세를 철폐하자는 다자간 FTA 체제다. 그렇다면 TPP는 언제 시작된 것이고, 자유무역협정(FTA)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정확히 TPP라는 것이 무엇일까.
TPP는 말 그대로 환태평양권인 뉴질랜드,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 나라가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했다. 2008년 미국이 참가를 선언하면서 판이 커지기 시작, 2010년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지난해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올해 초 일본까지 합류하면서 참여국이 12개로 늘어났다.
2010년부터 지난 8월까지 19차례 공식협상이 개최됐으며, 참여국들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PP는 참여국 인구 7억8000만명, 명목 국내총생산(GDP) 26조6000억달러, 무역규모 10조200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GDP면에서는 전세계 GDP의 38%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지역경제통합체가 탄생하게 된다.
향후 회원국이 늘어나게 된다면 TPP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될 전망이다.
TPP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의문점은 FTA와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TPP와 FTA는 우선 서로 다른 국가간의 협상이라는 기본적인 성격 자체는 비슷하다.
다만 그 범위와 세부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FTA가 두 개 지역간에 이뤄지는 협상이라면 TPP는 다자간에 진행하는 협상이다.
개별 FTA와는 달리 상품, 서비스·투자, 규범, 지적재산권 등의 일괄타결을 협상원칙으로 정해둔 것도 차이점으로 꼽힌다. 절차 면에서는 ‘관심표명→참여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참여’라는 4단계 절차를 거친다는 점도 기존 FTA와 다르다.
출발은 그렇지 않더라도 최근 TPP는 미국 주도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이 TPP 참여를 선언하고 나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새로운 자유무역권을 만들고, 이를 통해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참여하고 있고 중국에게도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신흥국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이 TPP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만 우리 정부가 향후 TPP 공식 참여를 선언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2개 참여국들과 예비 양자 협의를 진행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내부적인 절차도 상당히 복잡하다.
우선 TPP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수렴을 위해 관심표명 전 단계에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특히 TPP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관련 국내 의견수렴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공청회 개최 후에는 통상조약 체결계획을 수립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이 과정에만도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TPP 참여를 결정하고 이를 공식화하게 되더라도, 이것이 결정되는 것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