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은 어디로?" 삼성 날씨마케팅 적중!

by류의성 기자
2010.08.29 10:13:20

`20만원 돌려줍니다` 마케팅..결국 환급 없이 종료
소비자·삼성 모두가 `웃음`..삼성電 에어컨 판매량 40%↑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올 여름 안더우면 에어컨 구매고객께 20만원을 돌려드립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5월 하우젠 에어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40억원 날씨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 7월10일부터 8월9일까지 31일동안 최고기온이 30도 미만인 날이 24일을 넘으면, 에어컨 구매고객에게 20만원(세금 본인부담)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40억원은 행사 기간에 삼성전자가 목표로 잡고 있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산정된 전체 예상 환급금이다. 즉 2만대 가량을 예상 판매량으로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이번 여름 날이 안더우면 `거금`을 들여 에어컨을 구매한 약 2만명 고객에게 20만원을 되돌려준다는 얘기다.  
 
결과는 어땠을까. 올 여름은 폭염이었다.

기상청 결과(서울 기상 관측소 기준, )에 따르면 해당기간 중 30도 미만인 날은 13일에 그쳤다. 2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조건에 미치지 못한 것.


 
 
 
 
 
 
 
 
 
 
 
 
 
 
 
 



7월27일부터는 거의 2주 가까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계속됐다. 8월5일엔 33.8도까지 치솟아 최고조에 이르렀다. 8월9일에도 33.3도를 기록해 맹위를 떨쳤다.



40억원은 사라진 셈.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이번 40억원 날씨 이벤트는 모두에게 `웃음`을 남겼다.

구매고객에겐 이번 무더위에 에어컨을 구매해 그만큼 시원하게 여름을 보냈다. 에어컨  효과를 제대로 누린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화재도 톡톡한 날씨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삼성전자는 40억원 마케팅을 결정하면서 삼성화재 `날씨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억원을 지급하게 될 경우 손실액 전부를 보상받는 보험이다.
 
날씨보험이란 기업이 보험회사와 기상조건에 따라 보상금액 수취 계약을 맺는 보험이다. 날씨에 따라 매출이나 비용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주로 가입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와 40억원 마케팅 이벤트 보험을 인수하면서 위험률(사고 발생 확률)을 25%로 보고 10억원가량 보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날씨 마케팅 전략이 적중,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었다. 작년 여름보다 판매량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성수기 시즌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줄어든다. 그러나날씨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을 살까, 말까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6월 초부터 에어컨 구매에 나서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만일 날씨가 덥지 않았으면 지급 금액은 40억원이 더 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예상 판매 목표량 2만대는 훨씬 웃돌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장사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익계산 관점에서 비용성 충당금 40억원을 계상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정 위험률이 25%였지만 결국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