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비 빠르게 상승한 증시…2600선 정체 가능성”

by원다연 기자
2023.08.10 07:39:06

IBK투자증권 보고서
“2600선 부근 벗어나려면 수출 회복 동반돼야”
“금리 인상 종료·中 부양책, 강세장에 유리”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현재 수출 상황과 비교해 증시가 다소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피 지수가 2600선 부근을 벗어나기 위해선 수출 회복이 동반돼야 한단 평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대체로 수출 기업들이 많고 수출과 코스피는 중장기적으로 유사한 궤적을 보이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연구원은 “특히,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일정 계수를 곱해 해당 시점의 코스피와 비교해 봄으로서 현재 코스피가 수출 상황대비 과도하게 상승해 있는지 하락해 있는지를 파악해 볼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4.69를 곱한 수치와 코스피의 레벨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 꽤 유사하고 두 데이터 간 상관계수는 0.94로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이후 7월까지 월 수출 금액은 460~550억달러에서 등락하고 있고 그에 따른 앞서 언급한 4.69 계수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는 대략 평균 2400선 부근에서 등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며 “하지만 1~7월 코스피는 평균 약 2500선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어 약 4~5% 할증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6월 이후 코스피의 정체 현상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있지만 바닥권에 있는 수출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봤을 때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4.69를 곱한 값에 대해 코스피의 상대수준은 보통 -20~40% 밴드 내에서 등락한다”며 “-20%일 경우 수출대비 극심한 저 평가를, +40%인 경우 수출대비 극심한 고 평가 영역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은 전체적으로 수출 상황대비 증시가 다소 빠르게 상승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경험적으로 회복 국면에서는 수출보다 증시가 선행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할증 상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보통 월 수출 금액대비 코스피 상대 수준이 바닥을 찍고 상승할 때 초기 1년 정도에서 최대 5~20%까지 할증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현재 증시 상황을 수출에 견주어 볼 때, 수출 대비 증시가 다소 빠르게 상승한 경향이 있으나 매우 과도하게 상승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수출은 더디게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증시는 그보다 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 이미 수출 레벨 대비 증시가 다소 상승해 있는 만큼 코스피가 2600선 부근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바닥 국면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코스피 역시 현재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에 다소 선행하는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2년 이상 하락하며 경험적 바닥권에 있다는 점은 향후 수출의 개선 가능성을 암시해 주고 있다”며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종료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좀 더 뚜렷하게 시장에 작동한다면 강세장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