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ETF] 中테크 투자, 바닥 찍었나vs 아직 신중해야…‘KWEB’

by김윤지 기자
2021.09.04 09:00:00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

세상은 넓고, ETF는 많습니다. 이데일리가 매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제공=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요즘 하루에 10% 오르고 다음날 10% 내리는 ETF에 관심이 높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성이 마치 작전주는 아닐까 싶지만 ETF가 맞습니다. 바로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KWEB)입니다.

크레인쉐어즈가 운용하는 ‘KWEB’는 2013년 7월 31일 첫 상장했습니다. 해외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으로 구성된 CSI Overseas China Internet Index를 추종합니다. 해외 상장 기업 중심으로 하드웨어 기업은 제외해 중국 IT 전반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에 투자한다고 할 때 추천되는 ETF입니다. 총 보수는 연 0.76%, 운용 규모는 69억5000만 달러입니다.

9월2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기준) 기준 총 52개 종목을 담고 있습니다. 텐센트 홀딩스(10.67%), 알리바바(8.94%), 전자상거래기업 징동닷컴(8.06%), 외식 배달기업 메이투안(8.00%), 전자상거래업체 판둬둬(7.72%) 등이 보유 비중 상위 기업입니다. 상위 10개 종목 중 텐센트와 알리바바만 홍콩 증시에 상장됐고요, 나머지는 모두 ADR(미국에서 발행한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미국에 상장돼 있습니다. 싱가포르 상장 종목도 일부 담고 있습니다. 총 상위 10개 기업의 가중치가 60%가 넘습니다.

최근 성과를 보면 최근 3개월 사이 -24.34%, 연초 이후 -30.99%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홍콩 H지수는 각각 -13.72%, -12.89% 빠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 컸죠. 최근 1년 사이를 비교해도 KWEB은 -24.17%, H지수는 -6.02% 하락했습니다.

최근 해외 상장 중국 테크 기업들은 험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당국 공개 비판, 이른바 ‘설화’(舌禍) 사건 직후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반독점, 반(反)부정경쟁, 금융 안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안보 등 각종 명분을 앞세워 자국 테크 기업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종’이란 직설적인 단어로 알리바바·텐센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당 지시를 따를 것을 요구했고요, 민감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IT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갈등 중인 미국 또한 중국 테크 기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미국 기업에 가변실체이익(VIE) 구조와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KWEB이 투자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 2월 주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KWEB은 6개월 사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슈에 따라 하루 변동 폭이 10%를 넘는 날도 있습니다. 이에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 최근 1주일 동안 KWEB에는 6억3000만 달러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는 변동성을 친구로 생각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변동장을 저평가된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좋은 주식’이란 조건이 붙습니다. 펀더멘털을 따져보라는 이야기죠.

이는 KWEB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장기투자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KWEB은 중국 중산층 성장에 따른 소비 확대 수혜를 받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기 때문에 내수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주가는 언젠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중국 내수 소비 증가’에도 물음표가 제기된다는 것이죠. 코로나19 이후 소매판매 등 중국 소비 지표는 대부분 시장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올해 7월 기준 중국인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6.3%로 회복됐지만, 코로나 직전 수준이었던 8%대에는 미달했습니다. 소득 중에서도 근로소득과 사업순소득이 코로나 직전 증가율 대비 각각 -1.7%, -3.7% 하락하며 낙폭이 컸고, 소형 기업의 매출이 더 부진했습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중심의 중저소득층의 코로나19 피해가 컸고, 불확실성에 대비해 소비를 줄이면서 소비 부진을 초래했다는 분석입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감소 추세이고, 추석과 국경절 황금 연휴 등을 앞두고 있어 완만한 소비 회복이 예상되지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실시한 2분기 가계 설문조사에서, 향후 고용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계의 비중은 2019년 말의 33%에서 35%로 상승했고, 저축을 늘리려는 비중도 46%에서 49%까지 상승했다”면서 “미성년자를 향한 게임, 교육, 의료미용의 소비 제한, 빅테크 기업의 금융사업 재정비 등 최근 발표되는 다양한 산업 규제도 소비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