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세럼 더하고 향기도"…손 소독제도 '개취' 존중
by이윤화 기자
2020.11.03 05:00:00
건조하고 알코올 냄새나던 손소독제의 화려한 변신
코로나19 장기화로 세럼, 스프레이 등 상품 고급화
친환경 성분·향수 기능, 디자인·휴대성 갖춘 제품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손소독제,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손소독제는 알코올 향이 강하고 바른 뒤 찐득거림이나 건조함이 느껴져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손소독제 역시 바뀌었다. 세럼 성분을 더해 따로 핸드크림을 바를 필요가 없도록 성분을 다양화하거나, 포켓형 스프레이 형태 등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제품력이 향상하는 추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소독제가 기존 일반적인 의료용 혹은 의약외품 형태에서 친환경 성분에 향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휴대성까지 갖춘 제품들로 진화하고 있다.
| 애경산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위생전문 브랜드 랩신 손소독제. (사진=애경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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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소독제 시장은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이 예견돼 사업지속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또 제약 및 바이오부터 화장품 업체들까지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개인위생 용품만을 개발·생산하는 전문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코트라(KOTRA)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코로나19 방역물품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손소독제를 포함한 글로벌 방역물품 시장은 매년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 2025년까지 연간 6~11%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방역제품 전체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약 33억 달러(3조 7439억원) 수출 달성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4.5% 증가한 수치다. 전체 수출의 67%를 차지한 진단의료기기는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해 아직 방역제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손소독제와 마스크도 각각 5600%, 320%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해 폭발적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손소독제 단일 품목만 놓고 봐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세계 손소독제 수입규모는 29억 달러(3조 290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특히 국내 손소독제 제품은 최대 수입 시장인 미국, 일본으로의 수출 규모가 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아마존 비즈니스가 제공하는 대량구매(스폿바이·Spot Buy) 기회를 통해 미국 시장에 약 600억원 규모의 손소독제 판매를 한 번에 이뤄낸 ‘슈피겐뷰티’ 등이 대표적이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계 관계자는 “손소독제도 마스크만큼 국내외 수요가 높은 제품 중 하나인데 비교적 생산이나 공정 과정이 어렵지 않다. 다만 중소규모의 손소독제 수출은 단가 마진 대비 물류비용 부담 때문에 대부분 동남아, 중동 권역으로 초기 수출 지역이 한정됐다”면서 “코로나 장기화와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을 고려해 제품력을 강화하고, 콜래보레이션 등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더한 상품이 출시된다면 시장 확장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 메디펜스 클린 핸드 세럼.(사진=엘앤피코스메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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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위생 용품 전문 브랜드들의 등장과 신제품 출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무허가, 불법 제조 손소독제 제품에서 식음용 발효주정, 화장품용 변성제 등이 발견돼 논란이 일자 소비자들의 손소독제를 구매하는 기준도 가격이 아닌 제품력, 디자인 등으로 점차 변화하는 추세다.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메디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엘앤피코스메틱은 최근 위생 브랜드 ‘메디펜스’를 선보였다. ‘손과, 손이 닿는 모든 곳에’라는 슬로건 아래 손은 물론 주변 공간의 청결을 간편하게 관리한다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첫 제품으로 핸드미스트와 핸드 세럼·솝 형태로 출시했으며 향후 개인위생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할 예정이다.
메디펜스 론칭 기념 캐시워크 이벤트가 진행된 10월 19일과 21일 이틀간 약 80만 명의 소비자가 메디펜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방문할 정도로 제품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 반응이 좋다.
애경산업이 지난해 10월 론칭한 위생 전문 브랜드 ‘랩신’ 역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된 랩신은 손소독제 단일 상품만으로도 매출액 급성장을 기록하는 중이다. 랩신의 손소독제 매출액은 2019년 4분기 대비 2020년 1분기에 약 47배, 2020년 2분기에 약 72배 급증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한(설 연휴) 1월부터 매출이 확대됐다”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아직 발표하지 않은 올해 3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위생 전문 브랜드 ‘코즈니’ 등 중소 규모 전문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 경쟁도 치열하다.
코즈니는 최근 제품안전성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휴대가 간편하고 발림성과 향기가 좋은 ‘포레스트랩 손소독제’ 2종을 선보였다. KP등급의 무변성 의료용 에탄올 69%를 사용하고, 유해세균 99.9% 제거 테스트를 거친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다. 또 피부 첩보에 의한 일차자극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0.00 피부 비자극 테스트 결과를 얻었는데 이를 위해 녹차, 세이지, 라벤더, 로즈마리, 황금 추출물 등 천연 성분을 넣었다.
대표 상품인 ‘핸드 세니타이저’를 판매하고 있는 ‘미니츠’ 역시 지난달 23일부터 롯데의 헬스앤드뷰티 스토어 롭스 오프라인 전국 매장에 입점하는 등 유통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미니츠의 핸드 세니타이저는 500회 이상의 분사 횟수로 사용 효율이 높으며 휴대에 최적화한 손 소독제로, 특유의 끈적임과 건조함을 없애고 수분감을 유지시켜 사용 만족도가 높다. 또한 KTR(한국 화학 융합 시험 연구) 기관에서 인증 받은 99.99%의 항균력을 자랑하며, 식물성 알코올인 발효주정으로 만들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식약처로부터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미니츠 관계자는 “휴대성은 물론 다양한 패키지 디자인과 향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하나의 생활 소품으로도 활용된다”면서 “트렌디한 손소독제는 2030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단순 위생용품을 넘어 새로운 상품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