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②연간 28만명 일자리 책임지는 '고용 모범생'

by박성의 기자
2017.12.18 06:00:00

생활편의점 편 : 점포당 평균 직접고용인원 약 7.1명
올해 생산일자리 약 27만7000여 개로 추산
알바생 60% "근무강도 높지 않아"
편의점協 "최저임금 상승하는 내년부턴 일자리 줄 것"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경기도 시흥시의 한 편의점 가맹점주인 이화수(47·가명) 씨. 2년 전 정년퇴직한 후 편의점을 차렸다. 매장 면적은 22평(72㎡). 작은 가게였지만 일손이 많이 필요했다. 24시간 운영하며 발주를 하고 재고 관리에 상품 진열 및 판매 등을 혼자 할 수는 없었다. 아내가 일을 도왔고 평일 파트타이머 직원 2명, 주말 파트타이머 직원 1명을 고용했다. 편의점 1개가 이씨 부부를 포함해 총 5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셈이다.

편의점은 국내 고용시장의 ‘모범생’이다. 매년 점포가 늘어나며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통상 오후 11시 이전에 문을 닫는 카페나 빵집 등과 달리 편의점은 주·야간 밤샘 근무 형태가 일반적이다. 종업원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2~3교대로 일을 하다 보니 여타 프랜차이즈보다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편의점의 점포당 평균 직접고용 인원은 약 7.1명이다. 점주를 포함한 가족 종사자가 2.8명, 이 외 파트타이머 직원이 4.3명이다. 지난해 협회 차원의 집계는 없었다. 다만 편의점 운영방식이 크게 바뀌지 않은 터라, 직접고용 인원은 평균 7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소속된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 5개사의 점포수는 약 3만6500여 개다. 여기에 협회에는 가입돼 있지 않은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이마트24의 지난달 매장 수도 2566개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올해 편의점이 생산해낸 일자리만 27만7000여 개에 이르는 셈이다.

서울 시내 GS25 한 점포 (사진=GS25)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도 편의점은 없어서는 안 될 일터가 됐다. 받는 급여가 크지 않고, 계산부터 재고 정리, 청소 등 잡무가 많아 이른바 ‘꿀직장’(업무가 편한 직장)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본사의 업무 지침이 비교적 잘 정리돼 있어 여타 직종보다 근무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 15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1276명을 대상으로 편의점 근무강도를 물은 결과 59.8%의 응답자가 ‘높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택배/운송(20.7%) △고객상담(23.1%) △음식점/프랜차이즈(39.3%) 등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편의점 점포는 매달 증가하고 있어 내년 초에는 국내 편의점 규모가 4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 추세대로라면 편의점이 3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생산해낼 수 있다.

다만 변수는 내년부터 오르는 최저임금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대비 16.4% 인상돼 편의점 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이에 편의점 점주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용 인원수를 줄이거나 아예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가족끼리 돌아가며 업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24시간 영업이 대부분인 편의점 업태상 가맹점주는 일정 비율의 종업원을 고용해야만 운영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고용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내년 점포당 평균 종사자수는 기존보다 1명 줄어든 약 6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