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WSF ②] 아날로그 감성과 VR기술의 만남… ‘창의적 변신’ 꾀하는 테마파크

by김정유 기자
2017.06.06 07:49:41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인터뷰
"4차 산업혁명 확장성 커… 어트랙션+VR 접목 첫 도전"
''린 경영''으로 적극 도전하는 자세 필요… "가능성을 봐라"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이사는 4차 산업혁명 속 테마파크의 변신을 ‘신기술과의 융합’, ‘창의성’으로 정의하고 최근 어트랙션과 가상현실(VR)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롯데월드)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롤러코스터를 탄 채 눈으로는 가상의 판타지 세계를 체험한다. 가상현실(VR)화된 대자연의 영상 콘텐츠와 어트랙션(놀이기구)이 결합해 오감을 자극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국내 테마파크에서 이뤄지고 있는 콘텐츠 융합의 한 모습이다.

“처음엔 4차 산업혁명과 테마파크 산업은 다소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에 기술적인 변주를 더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 VR기기를 쓰고 타면 순간 내 시야는 중세시대로 변해 마차를 탄 기사가 돼 하늘을 날게 된다.”

오는 12일 열리는 제8회 세계전략포럼의 특별세션 2 ‘기술과 인간의 융합:시작은 창의성’ 세선에서 강연과 패널로 참석하는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속 테마파크의 변신을 ‘신(新)기술과의 융합’, ‘창의성’으로 정의했다. 포럼을 앞두고 이데일리와 만난 박 대표는 “롯데월드는 업계 최초로 VR을 접목한 어트랙션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진행 속도가 빠른 4차 산업혁명은 생각보다 매우 확장성이 큰 만큼 어트랙션에 VR을 접목, 향후 무궁무진한 응용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가 이끌고 있는 롯데월드는 탑승형 VR 어트랙션 2종을 통해 누적탑승객 100만명을 달성했고 지난 3월부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17종 33대의 VR 어트랙션을 대거 선보이는 시즌 축제 ‘VR 판타지아’도 진행하고 있다. 수십 년간 ‘롤러코스터’로만 대변되는 보수적인 테마파크 업계에서 진행되는 혁신이다.

박 대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 테마파크 산업은 그간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지만 이제는 시대적 흐름상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이 시대에 실패를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경영마인드는 창의적인 사고까지 퇴색시킬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표 혼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함께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직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특히 창의적인 사고를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내 분위기와 환경이 어떤 식으로 자리 잡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는 “창의성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비록 실패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을 내 추진해보도록 독려한다”며 “테마파크 내비게이션, 홀로그램 동물원 등 직원들이 자유롭게 제안한 아이디어들을 실제 구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잘 안되더라도 지속적으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경영방식은 그가 강조하는 ‘린(Lean) 경영’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잘 모르는 시장이지만 직관적으로 가능성이 보일 때에는 우선 시도를 하고 실패를 가늠해 사업을 발전시키는 이른 바 린 경영 방식과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VR 투자도 효과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3~4년간은 기존 어트랙션 분야 대신 VR과의 융합에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그는 “VR 하드웨어 업체들이 이에 맞게 좀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개발해준다면 테마파크의 변신은 더욱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정부 역할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는 각 주체별로 나름의 문화가 따로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전면에서 이끌어가려고 하는 것보다 민간의 자율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판을 깔아주는 역할만 하고 민간기업들의 역할을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정부가 구축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중소기업들은 더욱 도전적으로 달려드는 ‘3박자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이 같은 건강한 협업 체계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우리의 창의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