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산유국과 新협력체계 구축..단순 자원협력 넘는다

by최선 기자
2016.11.24 06:00:00

UAE·사우디 등 중동국가와 새로운 성장협력 모델 모색
에너지 외 기술, 자본, 마케팅 등 탈자원협력 필요성 강조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사빅 본사를 방문, 유세프 알 벤얀(가운데)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그룹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동 산유국과 단순 자원 협력을 넘어 기술, 자본, 마케팅 등 제반분야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저유가 기조 속에 신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한 중동 산유국들에게 SK(034730)가 가진 핵심 기술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신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국부펀드인 MDP의 알 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와 석유회사인 MP의 무사베 알 카비 CEO 등과 만나 제반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SK그룹이 24일 밝혔다.

최 회장은 “지속적 저유가 기조는 에너지·화학 산업의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원을 매개로 한 단순한 자원협력을 넘어 기술·자본·마케팅 등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무사베 CEO는 “SK와 MP가 향후 협력할 사업분야를 찾는 추가 협력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자”고 답했다.

국부펀드인 MDP는 에너지 외에도 소비재, 정보통신(ICT), 헬스케어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ICT와 에너지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SK와 다방면에서 협력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남아 등 제3세계 자원개발은 SK와 MDP, MP가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회동에 배석한 정철길 SK에너지·화학위원장(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SK경영진은 향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사빅(SABIC) 본사를 방문해 유세프 알 벤얀 부회장과 만나 합작사업인 ‘넥슬렌’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SK종합화학이 사빅과 함께 울산에 준공한 넥슬렌 제1공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사우디 넥슬렌 제2공장 착공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북미와 중국 등 제3국에서의 에너지 사업진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사빅과의 공식 면담 외에도 알 마디 사우디 방위사업청(MIC) 회장, 사우디 왕자인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 압둘라 빈 모하메드 알 이사 리야드 은행 의장 등과도 면담을 갖는 등 중동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알 마디 회장은 평소 최 회장이 ‘내 오랜 친구’로 표현할 만큼 개인적 친분이 깊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9차 세계정책컨퍼런스(WPC)에서 특별 강연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소개한 바 있다.

이만우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PR팀장(부사장)은 “최회장과 SK는 적극적 글로벌 행보를 통해 수출한국을 견인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동 주요국들과 에너지를 넘어선 미래 먹거리 공동 발굴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