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부부고민 해결… 듀오 ‘라이프 컨설팅社’ 변신

by박경훈 기자
2016.10.20 07:00:00

박수경 듀오 대표 인터뷰
박 대표, 아모레퍼시픽 최초·최연소 여성임원 역임
결혼정보업 둘러싼 부정적환경…소비자 신뢰가 답
“현재 경영 상황 ‘선방’ 중…성장 통해 IPO 이룰 것"

박수경 듀오 대표는 “모든 것을 충족하는 배우자는 없다”며 “무엇을 포기할 수 있고 못 할지 본인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듀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매출도 중요하지만 결혼정보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개선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듀오정보 본사에서 만난 박수경(51) 대표는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경영 전략을 이같이 압축했다.

듀오는 지난 1995년 정성한(54) 현 고문이 설립한 결혼정보업체다. 2000년대부터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해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 대우인터내셔널(047050) 출신 김혜정 전 사장을 거쳐 현재 박 대표에 이르렀다.박 대표는 아모레퍼시픽(090430) 최초 여성임원이자 최연소 임원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대학교수가 꿈이었던 그는 서울대에서 소비자아동학 석사를 마친 뒤 스물다섯 나이에 대학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강사의 길을 걷던 그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00년. 당시 산업계에서 소비자중심경영이 주목받으면서 각 기업에서는 소비자학 전공자를 찾았다. 그렇게 아모레퍼시픽에 들어간 박 대표는 트렌드 분석 업무를 맡았다.

박 대표는 “비록 말단 과장으로 입사했지만 최고경영진에 직보할 기회를 얻었다”며 “주변에 휘둘리거나 눈치 볼 일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좋은 성과로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2014년 그에게 두 번째 기회인 듀오 CEO(최고경영자) 제안이 찾아왔다. 당시 박 대표는 “너무 다른 업종의 대표가 되기엔 젊은 나이라 망설였던 게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기회라는 게 내가 원할 때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대표직 수락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결혼정보업계 맏형격인 듀오는 2016년 현재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가장 큰 악재는 경제 악화로 인한 청년들의 결혼 인식 변화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1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30만2800건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결혼정보업체 수 역시 2012년 1180개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922개까지 감소했다.

호의적이지 않은 주변 환경 속에서 박 대표가 첫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결혼정보업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다. 그는 “과거 결혼정보업체는 특별한 요건 없이 사업자등록증만 내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었다”며 “우후죽순 관련 업체가 생기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대표는 ‘알바설’과 ‘등급표’와 같은 몇몇 결혼정보업체를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들이 듀오가 저지른 일로 치부되며 이미지를 깎아 먹는 것은 단순히 두고 볼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형의 상품을 파는 결혼정보업에서 ‘신뢰’가 무너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주관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CCM 인증기업은 전체 기업을 통틀어 160여개사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평가가 까다로워 그 신뢰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박 대표는 현재 경영 상황을 ‘선방’ 중이라고 자평했다.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듀오의 매출은 2012년 처음으로 300억원을 돌파한 뒤 2014년 최고치인 357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 역시 10억원 중후반대를 기록하던 것에서 2013년 30억원, 2014년 39억원을 기록해 정체상태라고 평가되는 결혼정보업에서 발군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317억6000만원·영업이익 28억3000만원으로 다소 내려앉은 상태다. 박 대표는 “현재 결혼정보사업부문만 보면 두 자리 퍼센트대 성장 중”이라며 “영업이익 측면에서 큰 도움이 안 되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컨설팅인 웨드사업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결혼정보사업부와 웨드사업부의 매출액 비중은 7대 3이다. 박 대표는 단기적으로 이 비중을 8대 2로 조정할 계획이다.

더불어 박 대표는 앞으로 천편일률적인 웨딩 문화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웨딩 산업도 과거와 달리 직판, 스몰웨딩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 중”이라며 “맞춤 웨딩(웨딩 디렉팅)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이에 맞춰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듀오는 미래 먹거리로 ‘라이프(생애 주기) 컨설팅’을 찍었다. 매출액으로만 보면 현재 미미하지만 박 대표는 “앞으로 부부관계클리닉, 가족행복컨설팅, 싱글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상담과 교육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 강조했다.

듀오의 다음 목표는 IPO(기업공개)다. 실제로 듀오는 지난해부터 IPO 검토에 들어갔지만 경제 상황 악화로 작업은 2~3년가량 미뤄진 상태다. 박 대표는 “한국식 결혼정보업체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IPO를 통해 듀오의 노하우를 글로벌하게 펼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