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춘래불사춘]①스마트폰만 호황…반등 착시효과

by김정남 기자
2016.04.06 07:00:00

삼성 갤스7·LG G5, 거시경제 지표 반등 선봉 서
스마트폰 외에는 모두 부진…여전히 L자형 불황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의 대규모 체험 마케팅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김현아 기자] 스마트폰은 최근 우리 경제계에서 가장 ‘핫(hot)’한 업종이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7과 LG전자(066570)의 G5가 선봉에 서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더 뜨거워서다.

그 파급력은 ‘빅샷’ 역할에 부족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원 이상 ‘어닝서프라이즈’ 희소식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거시경제 차원의 수출과 내수 지표도 반등시키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IT담당 연구원은 “갤럭시S 시리즈 외에 A 시리즈, J 시리즈 등의 수익성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제계 일각에서 ‘바닥론’이 조심스레 거론돼 주목되고 있다. 얼어붙은 경기에 ‘봄바람’ 기미가 있다는 건데, 그 바탕에는 스마트폰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외에 다른 업계는 불황이어서 반등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일일 1만3000건을 넘지 못했던 번호이동시장은 지난 2일 최대 1만8032건에 달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얼어붙은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수출 코리아’를 이끄는 것도 스마트폰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폰 부문 수출은 가장 높은 증가율(39.1%)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1.5%)의 개선도 모바일D램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덕이다.

문제는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다. 이른바 ‘스마트폰 착시효과’ 아니냐는 반론이다. 다른 주력업종은 여전히 부진에 허덕이고 있고 경기도 어렵다는 냉정한 시각이 더 많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최근 거시 지표만 보고) 경기 바닥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게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침체다. 세계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L자형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4~5년 세계교역 성장률은 경제 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세계교역 부진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면서 “U자형 반등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회복은 맞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이라면서 “스마트폰 착시효과와 원화가치 강세로 볼 때 추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