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짬뽕라면]얼큰한 국물에 빠진 자취男의 선택은?
by김태현 기자
2015.12.08 06:00:00
진짬뽕·맛짬뽕·불짬뽕 짬뽕라면마다 특색 뚜렷
면의 진짬뽕, 국물의 맛짬뽕, 건더기의 불짬뽕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대충 라면이나 끓여 먹지, 뭐.” 라면이 한 끼를 대충 때우는 음식이라고? 모르는 말씀이다. 중화요리 ‘맛집’에 가지 않고도 얼큰한 짬뽕 한 그릇의 기쁨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저마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짬뽕라면.
이데일리 그 남자, 그 여자에서 라면에서 가장 중요한 ‘국물’과 일반 라면과는 다르다는 ‘면발’, 라면의 풍미를 더해주는 ‘후레이크(건더기)’ 세 가지 기준에서 3사의 짬뽕라면을 비교해 봤다.
주말 아침이면 부엌 서랍을 뒤지는 것이 일이다. 연말을 맞아 매일 이어지는 술자리,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한 라면을 찾기 위해서다. 남자 자취생에게 라면 만한 해장 음식이 없다지만, 항상 비슷한 라면을 먹는 것도 슬슬 지쳐간다. 그때 TV 속 광고가 눈길을 끈다. 라면만큼 좋은 해장 음식인 짬뽕을 라면처럼 쉽
게 끓일 수 있다고?
솔깃한 얘기에 모자를 눌러쓰고 편의점으로 향한다. 얼큰한 짬뽕국물 생각에 벌써 침이 고인다. 농심 ‘맛짬뽕’, 팔도 ‘불짬뽕’, 오뚜기 ‘진짬뽕’ 등 종류도 많다. 일단 모두 구매했다. 셋 다 인기라고 하니 모두 먹어보고 내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골라보리라.
끓여놓은 겉모습만 보면 짬뽕라면 중에서 농심(004370) 맛짬뽕이 가장 중국집 짬뽕 모양에 가깝다. 칼국수처럼 널찍한 면 대신 둥근 모양의 굵은 면을 사용했다. 면에 홈이 파여 있어 국물을 빨아들이기 쉽다고 했음에도 면이 싱거운 것이 다소 아쉬웠다.
맛짬뽕 국물의 첫인상은 ‘어디선가 먹어본 듯한 맛’이다. 우리가 흔히 먹던 빨간 국물 라면과 맛이 비슷하다. 일단 끓이기 전에 분말로 된 스프부터 맛을 봤다. 양파 맛이 났다. 양파 때문인지 끓이고 나면 국물에서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맛짬뽕 국물의 진가는 함께 들어 있는 ‘야채볶음풍미유’를 넣어봐야 알 수 있다. 야채볶음풍미유를 넣으면 짬뽕의 풍미와 불맛이 바로 살아난다. 오징어와 새우를 주재료로 한 건더기 스프는 씹는 맛은 물론 국물의 풍미까지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고’
오뚜기(007310) 진짬뽕은 굵은 면발을 잘 살려 칼국수와 같이 널찍한 면발이 탱탱하게 씹힌다. 굵은 면발 때문에 조리시간은 보통 라면의 2배가 넘는 5분으로 길지만 먹는 동안 면발이 ‘퉁퉁’ 부는 일은 없다. 흠이 있다면 면발이 널찍한 만큼 국물을 많이 흡수해 면이 좀 짜다는 것.
진짬뽕은 다른 짬뽕라면과는 다르게 스프가 액상 형태로 돼 있다. 끓이기 전에 액상 스프의 맛을 살짝 봤다. 해물맛이 강하게 난다. 짬뽕으로 치면 조개, 게, 오징어 등 해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해물 짬뽕이다. 끓이면 해물맛은 더 강해진다. 액상이라 물에도 잘 풀린다.
건더기 스프는 양만 많았지 실속은 없다. 건더기 스프 메인 재료는 말린 게맛살이다. 게맛살을 씹어먹어 보니 단맛만 나고 해물 맛은 나지 않았다. 끓이면 건더기도 쉬이 풀어져 게맛살을 제대로 맛보기도 어렵다. 전체적으로 면발과 국물은 훌륭하지만, 건더기가 아쉽다.
팔도 불짬뽕의 면은 맛짬뽕이나 진짬뽕과 비교해 얇은 편이다. 면발이 얇은 만큼 국물은 잘 빨아들이지만 탱탱한 면발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스프는 진짬뽕처럼 액상이다. 비빔면의 ‘명가’답게 액상 스프에서 강점을 보인다. 스프 자체에서는 불맛이 나지 않지만 같이 들어 있는 향미유를 넣으면 중국집 특유의 불맛이 확 올라오기 때문이다. 끓이면 끓일수록 올라오는 불맛이 불짬뽕의 특징이다. 불맛 덕분에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과 비슷한 맛을 낸다.
불짬뽕의 하이라이트는 건더기 스프다. 해산물 재료를 사용한 다른 짬뽕라면과 달리 불짬뽕은 목이버섯과 고기를 사용한 건더기다. 목이버섯과 고기를 씹을 때마다 나오는 풍미와 씹는 맛만은 다른 짬뽕라면에서 찾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면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불짬뽕은 한 번 더 조리해봤다. 조리시간을 30초 정도 줄여 4분30초만 끓이고 잔열로 면을 익혔더니 맛짬뽕과 진짬뽕 못지않은 탱탱한 면발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