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년 뒤 올레드 직접 만든다.. 삼성·LG, 플렉서블로 차별화해야"
by성문재 기자
2015.09.24 05:10:44
[인터뷰]데이비드 시에 IHS 디스플레이 총괄전무
LCD뿐만 아니라 올레드 분야도 중국 추격
폴더블 선점하고 車·산업용 디스플레이 집중
"中위협 해결 위해 대만업체와 협력 고려해야"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이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앞선 기술력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폴더블(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미래 전자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자동차용·산업용 디스플레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서 디스플레이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시에(David Hsieh·사진) 전무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늘리고 기술 발전에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면서 세계 패널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디스플레이업계 세계 1위인 한국이 지금의 위상을 지키려면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비롯해 플렉서블, 자동차용·산업용 디스플레이에서의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정부 지원을 앞세워 한국을 거의 따라왔지만 올레드는 아직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 IFA 2015에서 LG전자(066570), 중국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얼, 일본 파나소닉, 터키 베스텔 등이 선보인 4K급 올레드 TV 속 디스플레이 패널은 모두 LG디스플레이(034220) 제품이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시에 전무는 “아직까지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은 모두 한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이 오는 2018년 올레드 패널을 직접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9~2020년 사이에는 중국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까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특히 폴더블 제품 관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에 전무는 “폴더블은 접을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기준으로 기존 면적 소비량을 2배, 3배 늘릴 수 있다”며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기존 13인치 노트북과 9인치 태블릿, 5인치 스마트폰을 모두 한꺼번에 아우르는 제품을 등장시킬 수 있어 휴대성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시에 전무는 내년 폴더블 제품 출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폴더블 기기를 제품화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005930) 같은 업체로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과거 폴더형 휴대전화가 인기있었다는 점에서 폴더블 폰 역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에 전무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한국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패널 업체들이 대만 업체들과 조인트벤처 설립 등의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기술적으로 중국보다 우수하고 중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한때 경쟁자였지만 현재는 중국 때문에 양쪽 모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