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티켓 잡아라]②문종훈 사장 "'화커산장' DNA, 동대문에"

by최은영 기자
2015.06.11 03:00:00

SK네트웍스 사장 인터뷰
워커힐 23년 노하우에 SK그룹 ICT 역량 동원
"다시 찾고 싶은 면세점"이 목표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정보 중심의 IT(Information Technology)에서 데이터 중심의 DT(Data Technology)로···.’

SK네트웍스(001740)가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나서며 표어로 내건 ‘면세점 3.0 시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 서비스, DT시대로의 전환과 흐름을 같이 한다.

국내 면세점 이용객 1세대가 단체관광객 위주였다면, 지금의 2세대는 한국문화에 민감하며 개별여행을 즐기는 ‘바링하우’(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실시한 1980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중심이다. SK네트웍스가 주목한 3세대는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며 특히 인터넷에 익숙하고 최신 IT 제품에 관심이 많은 ‘주링허우’(1990년대생)다. 최첨단 ICT 기술을 바탕으로 쇼핑 자체 보다는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면세점을 만든다는 게 SK네트웍스의 구상이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경쟁업체에는 없는 자사만의 강점으로 “‘화커산장(華克山莊)’이라는 강력한 브랜드의 힘”을 첫손에 꼽았다.

‘화커산장’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면세점이 있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의 중국식 표기다. 도심에서 외곽으로 살짝 비켜나 있지만 워커힐면세점은 호텔, 카지노와 연계한 중국 상류층 고객 특화 서비스로 ‘작지만 강한 면세점’의 면모를 보여왔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에만 145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는 전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24%에 달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3년보다 각각 46%, 26% 증가했다.

문 사장은 “SK네트웍스는 한·중수교 이전인 1991년부터 중국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철강, 화학, 패션 등 현지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며 “워커힐면세점도 중국인이 주 고객이다보니 중국인에 특화된 서비스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 전용 라운지, 개인 맞춤형 컨시어지 등은 고객의 만족도와 재방문 비율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기업, 요우커 특화 면세점으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우커의 낮은 재방문율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그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패턴과 소비 성향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라면서 “지금과 같은 단순하고 일방적인 쇼핑관광으로는 이들의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매’가 아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와 이들의 변화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그룹 내 마케팅통으로 불리는 문 사장은 워커힐면세점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리테일=디테일’ ‘서비스 디자인’ 등의 리테일러 마인드를 갖추라고 주문한다. 고객과 접점에서 일하는 유통에서는 작은 디테일에서 차별화된 가치와 경쟁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문 사장의 지론이다.

동대문 면세점은 기존 광장동 면세점과 다르게 패션·문화에 강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운영된다. 문 사장은 “K패션, K컬처의 글로벌화를 선도할 수 있는 매장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차세대 면세점 모델을 구축하는데 SK그룹이 보유한 기술력과 인프라까지 다각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새로운 비전 달성과 지속발전 가능한 시내면세점을 선보이는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을 것”이라고 성공을 자신했다.

문종훈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SK그룹의 호텔·면세사업 계열사인 워커힐 경영총괄을 거쳐 사장을 지냈다. 이후 SK마케팅앤컴퍼니(현 SK플래닛) 사장,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을 거쳐 올해 1월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풍요한 삶을 창조하는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를 회사의 타깃 이미지로 제시한 문 사장은 SK네트웍스의 3대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면세사업을 지목하고,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