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우리 코스닥이 달라졌어요’

by김대웅 기자
2014.01.09 07:55:51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연초 주식시장에서 코스닥이 ‘형보다 나은 아우’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견조한 코스피에 비해 속절없이 흘러내리던 허약한 모습이 더이상 아니다.

2014년 증시가 열린 지 딱 1주일이 지났다. 가장 눈에 띄는 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소형주의 강세 패턴이다.

올 들어 5거래일 중 한 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코스닥이 코스피를 아웃퍼폼(상승률 상회)했다. 일주일 새 코스닥 지수는 2% 가까이 오르며 -2.6%를 기록 중인 코스피와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수급 여건도 개선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주식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 등으로 코스피가 연초 휘청대고 있는 사이 코스닥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기대했던 ‘1월 효과’가 중소형주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은 천덕꾸러기였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 속에서도 코스피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2000선을 넘나드는 동안, 지하실을 파고들며 48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닥이었다.



각종 악재가 겹치며 주요 수급 주체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에 대한 실망감 등이 겹치며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로 일관했다. 코스피에서 최장 순매수 행진을 펼쳤던 외국인이었지만 코스닥은 철저히 외면했다.

그 사이 뭐가 달라진 걸까.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연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은 정책 변화로 인한 수혜가 기대될 경우 주가가 더욱 탄력적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사이 중소형주가 대체재로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 경우 단기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가 들어오고 있는 점은 장기 랠리를 기대해볼 만한 요소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중견 중소기업 육성 방안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정책 등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오던 내용이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보다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코스닥 시장에 이른 봄이 찾아올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