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CEO]"기회를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
by이유미 기자
2013.02.06 08:20:00
(인터뷰)박기현 둡 대표
리듬액션게임 ''셰이크 시리즈''..90% 해외 매출
"의지와 기회가 있으면 누구나 창업 가능"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성공신화를 꿈꾸는 청년 창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꺾일줄 모르는 패기로 무장한 2030 CEO들은 그 존재감만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년 실업의 고통과 99%의 상실감으로 가득찬 시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2030 CEO들의 경영철학과 성공스토리를 통해 희망의 길을 찾아본다. [편집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둡(dooup)’은 리듬액션게임 ‘셰이크 시리즈’를 출시해 글로벌 누적 1000만건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지난해 ‘2012 대한민국 벤처 창업대전’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빅뱅, 아이유 등 케이팝(K-POP)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화면을 터치하는 게임이다.
국내 리듬액션게임 분야는 네오위즈인터넷이 ‘탭소닉’으로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벤처 업체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틈새시장 공략 덕분이다.
박기현(32·사진) 둡 대표는 “기회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며 “국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해외를 타깃으로 한 게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둡의 매출 중 90% 이상이 해외다. 또한 해외 이용자들은 가수별 선호도가 뚜렷하고 그에 따라 좋아하는 노래도 달라진다는 걸 잡아냈다. 대부분의 리듬액션 게임의 경우 한 게임 안에 여러 장르와 여러 가수의 노래가 들어있지만 둡의 셰이크 시리즈는 각 가수별로 게임을 따로 만들었다. 어려운 시장이지만 그 속에서도 빈틈을 잘 찾아낸 것이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인 최원석 대표와 함께 지난 2011년 4월 둡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5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원수 30명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NHN 게임즈와 웹젠에서 게임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게임사업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최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2009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궁합’을 개발해 서비스했다.
이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서로 창업의 꿈을 키워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오마이뉴스와 비슷한 서비스인 ‘잉크두닷컴’을 만들었다. 비어있는 신문 지면에 누구든지 글을 쓰면서 지면을 채울 수 있는 서비스였다. 당시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사업으로 확장시키지는 못했다. 비로소 지난 2011년에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켰다.
박 대표는 “창업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며 “자기가 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고 기회와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창업’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 우리만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둡은 벤처회사의 장점을 잘 살려내고 있다. 직급이나 직책이 따로 없고 직원 모두가 의사 결정자다. 박 대표는 “팀장이나 팀원이 있으면, 내 생각을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의식이 생기게 된다”며 “모두가 수평적인 위치에서 각자의 의견을 발표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을 직접 의견을 제시하고 현실로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둡은 리듬액션게임 개발만을 목표로 하고 있진 않다. 박 대표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둡의 비전”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벤처 업계에서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