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콧물, 코막힘, 후비루의 원인은 '만성 부비동염'
by이순용 기자
2025.03.09 09:34:4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꽃샘추위가 계속되면서 콧물, 코막힘, 기침 등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은 단순 감기 환자로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모씨는 해마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봄철까지는 콧물, 코막힘, 후각저하, 후비루(코나 부비동에서 생성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얼굴주위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 수시로 근처 의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최근에는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게 되자 이비인후과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후에 단순 감기가 아닌 ‘만성 부비동염’ 진단을 받아 수술을 앞두고 있다.
노란코가 농처럼 차 있어서 흔히 ‘축농증’이라고도 불리는 만성 부비동염은 부비동 내부에 염증이 고여있는 상태이다. 코 주변에는 여러 개의 빈 공간이 있는데 이를 ‘부비동’이라고 부른다. 부비동은 코와 통로를 통해 연결 되어있고, 정상적인 경우에는 이 통로를 통해 물질들이 이동하고 공기도 순환해야 한다. 그런데 바이러스, 세균 및 곰팡이 등에 감염되거나, 코 안에 물혹이 생기게 되면 부비동 배출로가 막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물질이 잘 순환하지 못하여 부비동 안에 염증이 고이게 되는데, 이 상태를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부비동염이 의심될 경우 증상 확인과 함께 비강검사를 통해 누런 코의 배출을 확인하거나, 물혹(비강 폴립)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비강 검사만으로 부족한 경우 부비동 X-ray 촬영 또는 CT촬영을 통하여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부비동염은 크게 만성과 급성으로 구분되며, 증상이 발현한 후 4주 이내는 급성,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분류하게 된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는 약물 치료만으로 대부분 치유되나, 만성으로 이어져 약물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안와 혹은 두개 내로 염증이 퍼져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부비동염 수술은 내시경 수술도구를 이용하여 좁아진 부비동 입구를 넓히고 염증을 깨끗이 긁어낸 후, 염증으로 인해 손상된 점막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부작용 및 합병증, 재발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하여 환자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부비동염 수술시 사용되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술 전 환자의 CT사진을 네비게이션 장비와 매칭하여, 수술 중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장비이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면 CT사진을 바탕으로 환자의 코 속을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더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위험성도 줄어들게 된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 센터 성재문 원장은 “부비동염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되어 후각감퇴, 안면통, 집중력 감퇴 등이 나타나고 기관지 천식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콧물, 코막힘 기침 등의 증상이 치료 후에도 지속된다면 축농증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 원장은 “해부학적으로 부비동은 뇌, 눈 등과 인접해 있어 수술시 정확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비강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풍부한 수술 경험이 있는 숙련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 및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