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월 7일 최고인민회의 개최…‘영토규정 신설·통일 삭제’ 개헌 논의
by박미경 기자
2024.09.16 10:57:06
[이데일리 박미경 기자] 북한이 오는 10월 7일 남쪽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고 헌법 개정 등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제도화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15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전원회의를 열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1차 회의를 10월 7일 평양에서 소집 결정을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9개월만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사회주의헌법 수정보충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한다고 밝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영토규정을 신설하고 통일을 삭제하라는 개헌 지시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뒤 올해 1월 헌법에 영토·영해·영공 조항을 신설해 주권 행사 영역을 규정하고, 통일과 관련한 표현을 모두 들어내라며 개헌을 주문했다. 신설하는 영토·영해·영공 조항에는 그간 김 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며 ‘남쪽 국경선’, 구체적으로는 ‘연평·백령도 북쪽 국경선’을 언급한 만큼 지명을 상세히 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한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라거나 동족으로 여기는 개념을 완전히 지워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주문대로 ‘북반부’, ‘자유, 평화통일, 민족대단결’과 같은 표현이 헌법에서 모두 삭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한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북한에 편입하는 문제, 한국을 제1의 적대국·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도록 교양사업을 강화하는 문제 등도 헌법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헌법 개정과 관련한 문제 외에도 경공업법, 대외경제법 심의채택과 관련한 문제, 품질감독법집행검열감독정형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할 예정이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사회를 맡은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사회주의물자교류법, 공공건물관리법을 채택했으며 도로교통법과 대외경제중재법도 수정·보충했다.
회의에는 강윤석·김호철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고길선 서기장 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고 내각사무국, 성, 중앙기관 간부들이 방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