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K를 팝니다 외

by김현식 기자
2024.07.24 05:30:00

△K를 팝니다(박재영|648쪽|난다)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다채로운 ‘K스토리’를 20개의 챕터로 풀어낸 여행 에세이다. K팝 팬들을 위한 추천 명소와 여행 전 보기 좋은 영화, 드라마 목록뿐만 아니라 ‘소주 한잔하자’는 말에 담긴 속뜻, ‘결혼식 하객 알바’의 존재 이유 등 한국 특유의 문화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소개한다. 한국어 원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딥엘과 챗GPT를 활용해 번역한 영어 원고를 책에 함께 담았다.

△최소한의 부의 세계사(한정엽|336쪽|다산북스)

미국 경제사에 분기점을 만든 주요 장면을 31가지로 추려 정리한 책이다. 가난한 나라였던 미국이 전쟁을 거치고 달러 패권을 얻으며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경제 중심지로 거듭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이 어떻게 힘을 쥐고 있고 그 힘을 어떻게 행사하고 있는지 알아야 우리의 경제 상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경제관을 설립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이즈(바츨라프 스밀|428쪽|김영사)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사상가로 주목받은 세계적 석학이자 통계학 대가의 신작이다. 인류가 생각하고, 관찰하고, 접하고, 다루는 크기의 모든 것을 분석해 크기가 어떻게 기능하며 일상을 지배하는지 파헤쳤다. 저자는 크기야말로 만물의 척도이자 세상의 작동원리임을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다각도로 풀어낸다. 크기를 알아야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저자의 견해다.



△기니피그의 뱃살을 함부로 만지지 말라(이규락|304쪽|아작)

B급 SF 코미디 장르 기반 소설을 꾸준히 선보여온 저자의 첫 소설집이다. 취업 전선에서 허덕이는 주인공 준호가 기니피그를 비롯한 설치류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 세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포함한 총 8편의 단편 소설을 한 데 엮었다. 20대에 쓴 작품들 위주로 소설집을 채운 저자는 B급이야말로 가장 저항적인 서사 형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리의 정석(레너드 서스킨드·앙드레 카반|600쪽|사이언스북스)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책이다. 중력의 본질을 창조주의 권능이나 신비로운 원격작용이 아닌 시공간의 기하로 대체한 일반 상대성 이론은 여전히 양자 역학과 함께 현대 물리학을 받치는 기둥으로 자리해 있다. 저자들은 물리적 현상에 방정식을 적용하는 단계를 설명하며 질량을 가진 물체가 빛과 시공간을 휘게 하는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헌법의 순간(박혁|356쪽|페이퍼로드)

1948년 성립된 대한민국 제헌 국회를 둘러싼 논쟁과 제헌 헌법의 제정 과정을 주제로 다룬 책이다. 제헌 국회의원들은 노동권의 보장, 여성의 권익 확충, 무상의무교육 필요성 등을 둘러싸고 투쟁을 벌였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 대부분이 제헌 헌법 제정 순간부터 논의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당시를 돌아보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다시 일깨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