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시장 냉각 신호…S&P500·나스닥 또 사상 최고치[월스트리트in]

by김상윤 기자
2024.07.06 06:04:11

실업률 4.1%로 상승…급격한 고용침체는 아냐
9월 금리인하 가능성 77%…10년물 국채금리 4.28%
테슬라 10일째 랠리…올들어 상승폭 ‘플러스’ 전환
달러 약세…英노동당 승리에 파운드화 강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실업률 상승 등 고용시장 둔화 데이터가 나오면서 국채금리가 뚝 떨어지고 기술주들이 상승한 덕분이다. 아직까지는 배드 뉴스(bad news)가 굿 뉴스(good news)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급격한 경기 침체 신호가 나올 경우 증시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7% 오른 3만9375.87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54% 오른 5567.1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90% 오른 1만8352.7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올들어 34번째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뜨거운 미국의 고용시장이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자 투심도 강화된 분위기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0만6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만개와 유사한수치다.

4월 수치는 16만5000개에서 10만8000개로, 5월 수치도 27만2000개에서 21만8000개로 하향 조정됐다. 무려 11만개가 하향 조정된 것이다.

특히 실업률은 4.1%로, 시장 전망(4.0%)을 웃돌았다. 5월(4.0%)보다 악화된 수치로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은 62.6%로 소폭 상승했다.

임금상승률을 나타내는 시간당 평균소득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3.9%를 기록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찰스 슈왑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캐시 존스는 “4~5월 수치 하향 조정과 실업률 상승은 중요한 데이터이고, 임금상승률도 둔화하고 있다”며 “미 모든 것이 더딘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둔화 신호가 나오면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77.6%를 가리키고 있다. 데이터가 나오기 전 66% 정도였는데, 급등했다.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50bp(1bp=0.01%포인트) 이상 떨어질 확률은 75%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도 뚝 떨어졌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9bp 내린 4.277%를 가리키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bp나 빠지며 4.6%까지 내려왔다.

프린시펄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시마 샤는 “고용시장 둔화로 9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채시장도 이를 축하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같은 수치는 경제 둔화를 가리키고 있고 미국 경제의 방향에 대한 우려를 불어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잭 맥킨타이어는 “이날 고용보고서는 경기 침체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은 아니지만 연착륙 전망을 뒷받침한다”며 “금리가 너무 제한적이어서 인하가 필요하다는 전망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다음주 목요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6월 CPI 역시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은 9월 인하 가능성에 보다 베팅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이날도 2.08% 오르며 10일째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드디어 올 초 이후 상승률도 1.25%를 기록하며, ‘플러스’ 전환했다.

애플 역시 2.16%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47% 상승마감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1.91% 떨어진 125.83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들어 120달러선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5% 하락한 104.87에서 움직이고 있다. 영국 총선에서 야당인 키어 스타머의 노동당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했다. 1달러당 파운드 환율은 0.44% 하락한 0.78파운드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도 0.3% 내린 160.79까지 떨어졌다.

이날 새벽2시(한국시간기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1.00)보다 0.3원 오른 1381.30원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1377.65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72달러(0.86%) 하락한 배럴당 83.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89달러(1.02%) 내린 배럴당 86.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최근 유가가 상승했지만, 가자지구의 휴전 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영국FTSE100지수는 0.45% 빠졌고, 프랑스 CAC40지수도 0.26% 하락했다. 독일 DAX지누는 0.14%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