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상승폭 한풀 꺾였지만…홍해 리스크는 더 커져

by김성진 기자
2024.01.20 08:00:00

SCFI 2239.61 기록, 전주 대비 1.5% 상승
가파른 상승세 주춤…일시적 현상 가능성
美 바이든 “후티 무기고 계속 파괴할 것”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 우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며 치솟기 시작한 해상운임의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다만 미국과 영국의 후티 반군에 대한 반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 커진 상태라 해상운임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스팟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239.6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일 수치 대비 1.5% 상승한 것으로 전주 16% 급등한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확 꺾였다.

홍해서 후티 반군 대응 작전 펼치는 영국 구축함.(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노선별로 보면 미주 노선 운임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6262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7.7% 올랐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당 4320달러로 전주 대비 8.7% 상승했다. 유럽 노선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해 이번 해상운임 상승폭이 제한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 노선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030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2.3% 낮아졌다.

해상운임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과는 달리 지정학적 위기는 점차 더 커지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아덴만에서 미국 해운사의 벌크선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후티 반군에 맞서 반격에 나선지 엿새 만이자 총 세 번째 상선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지난해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을 공격하며 물류난을 발생시켰다. 11월 중순부터 이달 12일까지 홍해상을 지나는 선박에 모두 28회 이상 미사일 또는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사태를 지켜보던 미국은 자국 유조선이 나포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자 지난 12일 영국과 함께 합동으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공습을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 18일(현지시간)까지 후티 반군을 상대로 5차 공습을 진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이 선박 공격을 멈출 때까지 계속 무기고를 파괴할 것”이라며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후티 반군은 중국과 러시아 선박에 대해선 안전한 통행을 약속하며 모든 선박에 대한 공격을 실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무함메드 알 부카이티 후티군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중국과 러시아 선박에 안전한 항행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대란 장기화 가능성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앨런 머피 시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는 “홍해 위기는 단일 사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팬데믹 초기보다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