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들썩이는 바이오 ETF, 올라타도 될까?
by이은정 기자
2024.01.10 05:50:00
美 연준 금리 기대 따라 연말연초 급등락
강세 이후 12월 FOMC 의사록에 조정
"2년 조정 감안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아"
액티브 운용역 신약 개발 주목 편입 대응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며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자 바이오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너무 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등세 이후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지만, 2년 가까이 소외된 것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1개월간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20.19%의 수익률로 전체 ETF 중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이어 ‘KODEX 헬스케어’(18.49%),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16.27%), ‘TIGER 헬스케어’(16.26%)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다수의 바이오 ETF가 올 들어 수익률 상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일 기준 20%대까지 치솟은 이후 조정세를 보이며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 민감한 대표적 성장주인 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반등세가 부각했다. 금리 상승이 멈추며 빅파마 인수합병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헬스케어 섹터는 연초 11개 섹터 중 최근 1개월 가장 높은 성과를 냈고, 골드만삭스는 올해 가장 유망할 섹터로 바이오를 꼽았다.
이정욱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ETF본부 부장은 “금리 상승이 멈춘 만큼 빅파마들의 인수합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종근당에서 레고켐바이오(141080)로 이어지는 1조원대 규모의 라이센싱 아웃(L/O) 계약 발표에 한국 바이오주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ETF 내 종목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한 달간 셀트리온(068270)은 30.7%, 셀트리온제약(068760)은 49.4% 올랐다. 셀트리온은 최근 합병 건에 이어 3년 전 다국적 제약사 다케다로부터 인수했던 사업권을 21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하며 오름세를 탔다. HLB(028300)는 54.0% 상승했다.
바이오주는 강세를 지속하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면서 연초 조정을 받기도 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뒀다는 12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미국과 국내 바이오 섹터 투심도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이처럼 바이오주가 가파른 반등세 이후 변동성을 보이는 것에는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조정 기간이 길었던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동훈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미국 중소형 바이오테크주는 2년에 가까운 조정을 거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상태”라며 “금리 여건 개선으로 인한 실질적 수혜가 더해진다면 S&P 바이오의 반등은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헬스케어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5년 평균 대비 11.2% 할인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바이오 액티브 펀드(ETF) 운용역들은 신약 개발 관련 업체들을 주목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정욱 부장은 “최근 대형 라이센싱 아웃이 지속적으로 발표돼 신약개발, 특히 비만, 치매, 면역항암제 관련 분야에 노출이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며 “빅파마들의 인수합병 대상이 되고 있는 바이오텍(biotech)이 집중되는 분야를 모니터링해 향후 중점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