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무탄소에너지 연대 구축…원전·해상풍력 협력 고도화

by조용석 기자
2023.12.04 08:00:00

대외경제장관회의 개최…‘다우닝가 합의’ 후속조치
英 신규 원전 건설협의…원전산업대화체 조속 개최
내년 1월 한영 FTA 첫 협상…워킹홀리데이 쿼터 5배↑
“한영 경제협력, 전영역에 걸쳐 업그레이드”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영국이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맺고 원전·해상풍력 분야 협력을 고도화한다. 또 양국의 교역·투자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내년 1월부터 차세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서울에서 시작한다.

정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38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국 국빈방문 경제분야 후속조치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달 20~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방문을 계기로 채택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의 후속조치다.

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한·영 환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 = 공동취재단)


먼저 양국은 원전·해상풍력·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 전반에 관한 협력 틀인 ‘청정에너지(clean energy)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청정에너지 고위급 면담을 신설하고 연례 개최키로 했다. 올해 중 1차 회의를 개최하고, 민간기업 참여 협력 기회도 모색할 방침이다.

앞서 양국은 핵심 무탄소에너지인 원전과 해상풍력 협력 고도화를 위해 정부·민간 협력 MoU도 다수 체결했다. 건설, 설계, 핵연료, 운영·정비부터 해체까지 원전 전주기·전분야에 걸친 MoU다. 또 양국은 신규원전 건설을 핵심 협력분야로 지정해 ‘한영 원전산업대화체’를 활용한 세부 협의 추진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내년 상반기 중 제6차 ‘원전산업대화체’를 조속히 개최하고, 양국 기업·기관 간 영국 신규원전 건설 협의를 추진한다. 한전 등이 MoU를 바탕으로 영국 원전 건설 운영 경험이 있는 기관의 경험을 전수받으면 영국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노형인증기간이 4년(현재 5년)으로 단축되고, 비용도 10% 이상 절감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또 해상풍력에서도 내년 중 양국 담당 국장급 대화를 열고 협력 가능 분야, 협력 분야·방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정책 및 산업·기업 교류 확대, 정책·전문가 교류 확대, 공동 기술개발 등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핵심광물·반도체·공급망 등 각 분야에서 양국 정부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구체적 기반이 마련된 데 따른 구체적인 협력조치도 추진한다. 특히 반도체 관련 양국 정부간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고,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인력양성, R&D 협력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양국은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통상규범을 포함하는 차세대 FTA 추진 합의에 따른 세부협의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세부 협상분야별 우리측 협상전략을 수립하고, 내년 1월 1차 협상을 서울에서 개최한다. 협상은 1월 4주차에 열릴 예정이다. △디지털 △무역정책(공급망·에너지·바이오경제) △협력(개발·성평등·혁신 등) △서비스 △원산지 △조달 △위생검역 △ 기술장벽 △규제환경(경쟁·모범규제 등)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협상이 진행된다.

정부 관계자는 “원산지 규정 개선, 핵심 소재·부품 등 통관절차 간소화, 청정에너지 기술장벽 제거, 자유로운 국경간 데이터 이전 등 중점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호 투자 촉진을 위한 투자협력 채널 구성에 합의한 양국은 내년 말까지 채널 구축을 마치고 외국인직접투자(FDI)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까지 포함한 상호 투자 촉진에 나선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한-영 경제금융대화(차관보급)’ 제1차 회의를 열고 주요 경제·금융 현안 포괄적 논의 및 글로벌 경제리스크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 분야 정부간 협력 체계화를 위한 세부조치로 △한영 신진·유망 연구자 공동연구 지원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포럼 매년 개최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화의 공동개최(내년 5월) 등도 실시한다. 또 양국간 인적 및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한-영국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상향하고 쿼터도 현행 1000명에서 5000명으로 5배 늘린다.

정부 관계자는 “영국은 청정에너지 분야와 기초과학·디지털·우주·바이오 등 과학기술 선도국이자, 공급망 등 글로벌 이슈에서 우리 핵심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협력 관계를 교역·에너지·과학·금융·개발 등 전영역에 걸쳐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