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달 혁신…불공정 관행 뿌리뽑고 맞춤형 성과평가 도입

by공지유 기자
2022.12.14 07:30:05

1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공공조달 혁신방안'' 논의
혁신제품 지정체계 단순화…이용자 중심 쇼핑몰 개편
혁신제품 최소구매 비율 설정…초과 달성시 인센티브
발주기관 퇴직자 일감 몰아주기 없앤다…"업무위탁 배제"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공공조달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조달제도를 대폭 손본다. 불공정인 조달관행을 개혁하고, 평가방식을 효율성 있게 정비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정부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14일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조달 혁신방안’을 논의했다.

52만개 기업과 6만3000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공공조달 규모는 2019년 160조원에서 지난해 184조2000억원으로 커졌다. 대규모 공공구매력을 산업, 혁신, 환경 등 국가 주요정책을 뒷받침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먼저 복잡한 지정체계와 공공성이 낮은 제품 지정 등 혁신제품 지정 과정에서의 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제품 지정체계를 기존 3개에서 2개로 단순화하고, 실효성이 낮은 제품은 제외한다. 또 지정 후 혁신장터 등록 기간도 단축한다.

먼저 다수공급자 계약 방식인 종합쇼핑몰을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지난해 기준 계약체결 이후 3년간 실적이 없는 등 구매실적이 없는 상품이 48%에 달했는데, 앞으로는 3년간 실적이 없는 제품을 차기 계약에서 배제하는 등 상품을 정비할 계획이다.

평가방식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물품구매액 비율을 혁신구매목표로 잡아 성과 중심의 목표제를 운영하면서 질적인 성과평가가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혁신구매목표를 운영하면서 구매목표를 합리화한다는 방침이다. 물품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구매목표로 설정하는 게 아니라 최소구매 비율을 설정할 계획이다. 유형철 기재부 국고국장은 “혁신구매목표를 획일적으로 정하지 않고 각 기관별로 최소구매 비율을 설정하고 이를 넘을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의존도가 심화하는 공공조달 물품 주요 소재·부품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재·부품 기업 조달지원 등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공공조달의 전략적 활용을 확대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간 경쟁 입찰시 가점을 부여하고, 외국산 부품의 국산 대체시 우수조달물품 규격변경 우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어진 불공정 조달관행도 개혁한다. 조달기업간 과잉경쟁, 평가위원단 유착 관리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달청 평가위원단을 50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하고 수요기관을 공동 활용한다. 심사위원 풀을 확대하고 심사 효율성과 전문성을 가오하하되, 조달청 참여 비율을 최소화하는 등 통제장치를 마련한다.

발주기관 퇴직자를 통한 업무개입과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개선한다. 정부는 퇴직자 재취업 유관협회에 업무위탁 배제 및 퇴직자 접촉 관리를 추진한다. 유 국장은 “법적으로 협회에서 업무를 위탁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책적으로 업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조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을 지정해 공공조달 혁신을 위한 기초연구·정책개발 수행도 강화한다. 또 상품등록 등 조달기업 지원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