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여중사 성추행·사망 제보 묵살? 악의적 비방"

by박지혜 기자
2021.06.06 09:37:1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유족이 야당 의원들에게 이번 사건을 제보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억울하게 세상을 등진 공군 중사의 분향소가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차려졌다고 한다. 저도 내일 찾아뵙고 유족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분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저희 의원실이 유족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보도 때문에 오해가 퍼지고 있어 사실관계를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제가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은 첫 언론보도가 나간 직후였다.(5월 31일 밤) 기사를 보고 너무 분노했고, 저희 의원실 직원들과 소통하는 SNS에 세부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자, 며칠 전에 이미 유족께서 의원실에 전화를 주셔서 사실 확인 중에 있었다고 보고를 받았다. ‘억울하게 목숨을 끊었는데 군에서 쉬쉬하고 넘어가려는 것 같으니 의원실에서 확인해보고 널리 알려지게 해달라’는 말씀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알아본 내용들을 종합하여 페이스북에 이 사건에 대한 제 입장을 담은 글을 올리게 되었다.(6월 1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그 후, 여러 곳에서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이 커졌고, 급기야 공군참모총장이 책임지고 물러났으며 대통령까지도 직접 나섰다”며 “고인과 유가족들께 한 점 억울함도 남지 않도록 저도 국방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놓인 남성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당한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영정을 유가족이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유족께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다 이해를 해주셨다. 그러므로 저희 의원실에서 유족의 도움 요청을 묵살했다는 악의적 비방은 더 퍼져 나가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의원실 직원이 유족의 전화를 받은 날은 5월 27(목) 오후였다. 5월 24일이라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통화한 직원은 내부 절차대로 해당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직원들과 공유했으며, 담당자를 지정하여 사실확인 등을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앞서 유족 측이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과 하 의원실에 지난달 24일과 25일께 각각 제보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두 의원은 비서가 보고를 하지 않아 사실을 몰라다며, 유족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날 오전 유족들과 직접 만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오후 이 중사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일반 조문객들의 조문도 받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장 모 중사 구속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이어, 비행단에 상주하면서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조사 중이다.

특히 이 사건으로 보직 해임된 20전투비행단 소속 상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사건 발생 다음날 숨진 이 모 중사로부터 직접 성추행 신고를 받은 노 모 상사와 노 상사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된 뒤 회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 모 준위다.

노 상사는 당시 이 중사에게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이 중사 약혼자에게도 합의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준위는 과거 다른 회식자리에서 본인이 직접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비행단장과 사령관 등 지휘 라인 역시 줄줄이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