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1980·1998'…韓경제 역대 3번째 마이너스 성장 예고
by김경은 기자
2020.07.22 05:00:00
이코노미스트 7명 설문조사
2Q GDP 성장률 전기비 -2.0%, 전년비 -1.5% 전망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2%대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2008년 4분기(-3.3%)를 기록한 이래 12년만에 최악이다. 앞서 1분기에는 -1.3%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친 것 1998년 외환위기 때와 카드대란이 벌어졌전 2003년 뿐이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요 경제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21일 이데일리가 국내 이코노미스트 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기 대비 -2.0%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1.5%다. 지난 1분기에는 전기대비 -1.3%를 기록했다.
내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힘입어 최악은 면한 반면 수출은 충격이 컸다. 지난 4, 5월 수출물량지수는 각각 -13.2%, -15.0%로 2008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오재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월별 상품수출을 보면 4~5월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수출물가반영)이 전년 대비 -20% 이상으로 급감했다”며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소비는 개선을 나타내겠지만 대외여건 및 투자위축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역성장 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질 GDP 성장률이 연속 2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 지난 1998년(1분기 -2.9%, 2분기 -7.2%, 3분기 -6.4%)과 카드사태가 터졌던 2003년(1분기 -0.7%, 2분기 -0.2%)뿐이다. 미국 국립경제연구소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침체(Ression·리세션)로 정의한다.
한은은 지난달 2일 1분기 GDP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 전망값(-0.5%·전년비)을 바탕으로 2분기 GDP는 전기비 -2% 초반 정도로 예상했다.
연간 기준 역성장 전환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연간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1980년(-1.6%), 1998년(-5.1%) 두 해가 전부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5월 정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6일 금통위 의결문을 통해 -0.2%에서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워스트(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한은이 발표한 최악 시나리오로 본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8%다.
경제 전문가들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0.0%로 집계됐으나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추가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2%를 예상한 바 있다. OECD는 2차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봤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해외기관보다 국내기관들의 전망이 조금 더 낙관적”이라며 “2분기 지표를 반영하면 현행 전망치인 -0.5%보다 더 떨어진 -1.0%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활동 재개에 따른 수출 개선과 억눌렸던 소비가 정상화되면서 선진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단기간 워낙 큰 폭으로 지표가 악화돼 연간 마이너스 성장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