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덕 기자
2019.09.12 06:00:00
분양시장서도 1순위 마감 행진
새 아파트 억대 프리미엄 붙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아파트 몸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입지 여건과 우수한 학군, 풍부한 생활인프라를 잘 갖춘 덕에 분양시장에도 수요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2017년 8월 이후 2019년 8월까지 2년 간 아파트 값은 35.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대구 지역과 전국의 평균 아파트값이 각각 15.92%, 19.6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두배 가량 뛴 셈이다.
특이한 점은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기 이전 2년 간(2015년 8월~2017년 8월) 아파트값이 불과 2.15% 오르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규제지역 지정 이후 오히려 아파트값이 더 올라 ‘규제의 역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성구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수요자들이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우수한 학군을 갖춘 수성구의 새아파트에 집중하면서 빚어낸 현상으로 분석된다”며 “수성구는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아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데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새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노후비율은 높은 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현재 대구 수성구에서 준공된 지 10년 이상인 아파트는 89.95%(10만 4589가구 중 9만 4074가구)로, 대구시 전체의 노후아파트 비율인 77.24%(57만 7702가구 중 44만 6239가구)를 크게 상회한다.
수요 대비 공급도 부족한 점도 수성구 새 아파트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10년간(2010년~2019년 8월) 대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총 17만 717가구로 이중 수성구에 공급된 아파트는 1만 8311가구다. 이는 전체 물량의 약 10.73%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아파트의 분양권에는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전용 84㎡형)은 2017년 분양 당시 5억 4330만원(31층 이상)이었지만, 지난달 7억 8330만원(33층)에 실거래되며 무려 2억 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또 수성구 중동 ‘수성 효성해링턴 플레이스’(2017년 4월 분양) 전용 84㎡는 지난 8월 11층 매물이 5억 99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4억 7000만원) 대비 1억 2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청약 시장에도 수요자들의 대거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이후 현재까지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단지(임대제외)는 총 10개 단지로, 이중 9개 단지는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 1순위에서 일찌감치 마감됐다. 지난해 6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범어’는 116가구 모집에 9897명이 몰려 평균 85.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5월에 분양한 ‘수성범어W’는 276가구 모집에 역대 최다 청약자인 1만1084명이 몰려 평균 40.16대 1로 단기간에 완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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