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구인난·청년 구직난 해결사 ‘일학습병행제’

by박철근 기자
2018.09.17 06:00:00

2014년 도입…3년만에 참여기업 6배↑
조기취업 및 고용률 제고·일자리 미스매치·기업교육 비용 절감 효과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 2014년 시작한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이 청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에 대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도’는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청년을 우선 채용한 후 직무능력 기반의 체계적 현장훈련과 학교 등의 보완적 이론교육을 통해 자격취득뿐만 아니라 숙련기술자로 만드는 제도다. 2014년 당시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은 1897개사(3154명)에 불과했지만 3년 후인 2017년말 현재 1만1688개사(5만7423명)이 참여해 6배가 넘게 증가했다.

일학습병행제 추진현황. 수치는 누적 기준. (자료= 한국산업인력공단)
전통주로 유명한 국순당도 전통주 제조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각 제조공정별로 경력 6년 이상의 전문인력을 선정해 기업현장교사로 활용하고 회사 고유의 제조과정을 반영한 교재를 제작해 맞춤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학습근로자의 평균 나이가 40대임에도 불구하고 훈련 이수자 전원이 외부평가를 100% 합격하고 신규입사자 퇴직률이 일학습병행 프로그램 도입 전 78%에서 도입 후 25%로 크게 감소했다.



동원파츠와 국순당은 올해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제5회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각각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이 비단 기업에게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플라스틱 사출을 통해 화장품 용기 등을 생산하는 디엔텍에 다니는 양승복(38)씨. 양씨는 기존 직장의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이직을 고민하던 중 특별한 자격조건 없이도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디엔텍에 지원·입사했다.

그는 “처음에는 업무와 함께 학습도 병행하다보니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체계적인 현장훈련으로 업무수행능력에 맞춰 현장훈련을 받아 업무능력이 향상된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외 훈련을 통해서는 설계프로그램을 배워 설계분야도 함께 담당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학습병행을 통해 플라스틱 사출제조 공정의 전반적인 업무흐름을 파악, 생산관리 총괄 책임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은 우선 기업이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재교육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장기간 현장훈련을 거치면서 학습노동자의 기업 적응력을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기업이 현장에 맞는 인재를 직접 양성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미스매치 해결, 청년조기취업, 청년 고용률 제고 등이 가능하다”며 “아울러 학교, 자격, 학력, 인사 시스템을 개편해 실력중심사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5회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방희철(사진 왼쪽부터)원앤씨 기업현장교사, 학습기업 부문 황치일 경성시험기 대표,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학습기업 부문 조덕형 동원파츠 대표, 학습근로자 부문 양승복씨. (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