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⑨ 좌담회]'기술' 넘어선 '시민 행복'의 문제
by김현아 기자
2016.10.10 06:30:59
[정리=이데일리 김현아·김유성 기자]
|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창간 16주년 기념 ‘바람직한 스마트시티 추진 방안’ 전문가 좌담회가 7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실(540호)에서 열렸다. 간담회의 좌장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가운데)이 맡았다. 김 의원 왼쪽부터 IoT실증단지 사업에 참여 중인 최성 고양 시장, 부산 IoT 창의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호원 부산대 교수,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총괄한 조대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스마트시티 국제협력단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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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좌장): 제3의 물결 이후에 ‘스마트 소사이어티’ 패러다임을 제4의 물결로 규정하는 흐름이 있다. 인간 중심의 인본주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바꾸자는 주장이다. 이를 이끌 핵심 모델이 스마트시티다. 결국은 스마트시티가 개방과 공유 및 협력, 창조 전반의 시대 가치를 이끌어갈 수 있는 하나의 환경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U시티 같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현재 상황과 미래 비전을 어떻게 가져갔으면 좋겠는지 평가해 달라.
△조대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스마트시티 국제협력단장: U시티가 한계였던 것은 4차 산업 혁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때, 스마트폰이 등장하기도 전에 도시를 스마트하게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시티는 완성형이 아니고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도시별로 가는 모델이 다르다. 일반화된가치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면서 단시간 안에 도시 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도시 관리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면 미래에 많은 가능성이 있다.
△김호원 부산대 교수 : 부산시에서도 처음에는 U시티를 화두로 꺼냈다. 그때 실패한 이유는 너무 작은 기술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인간 중심’ 이런 개념도 없고, 빅데이터나 플랫폼, 인공지능 개념도 없는 상황이나 보니 특정 기업들의 기술을 구현해서 테스트하는 데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기술은 일부 앞섰지만 영국 런던이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사람중심의 스마트시티 개념이 없었다. IBM은 스마트시티에 대해 세상 전체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구호를 만들고 물 처리부터 했는데 이는 물 처리 자체가 사람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생활 인프라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여기에 스마트시티 IT 기술을 접목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스마트시티 전문가좌담회,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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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좌장): 스마트시티는 시민이 참여하는 센서 기반의 환경을 만드는 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히려 도시의 재정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고양시가 앞서 가는데 시장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최성 고양시장: 고양시 스마트시티가 미래창조과학부의 IoT실증단지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도시 개발 추세가 스마트시티로 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시장들과 대화를 해보니 재정적 부담이 문제였다. 자치단체에서 재정이 여유로운 도시는 별로 없다. 복지나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데 스마트시티는 단위가 너무 크다. 그래서 찾은 게 시민과 소통하는 지역문제 해결방법이다. 독일 함부르크에 갔는데 그쪽 전문가는 “많은 사회적 욕구와 지속가능한 개발 현안이 많은데 집안 전등을 스마트폰으로 밖에서 끄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되묻더라. 전통과 현대의 조화, 구도심과 신도심의 상생, 이런 문제에 대해 시민과 소통하면서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우리는 선진국이나 어떤 도시의 모델이 아니라 고양 스마트시티로 가겠다.
△김성태 의원(좌장): 하지만 국가 정책 측면에선 온오프라인 연계(O2O) 부분이 강해 표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물리적인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과의 호환성이 작동해야 수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조대연 단장: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데이터다. 스마트시티와 스마트시티즌, 스마트소사이어티를 얘기하며 거주권을 얘기하곤 한다. 사실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공동체가 붕괴했다. 그러다 보니 공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물 사용이든 범죄 예방이든 스마트시티가 도시 문제를 해결하려면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프레임을 짜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각 나라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 서비스)하는 게 중요하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아직은 해외 진출이 단순 시공 중심의 건설 진출 전략과 연결돼 적절한 스마트시티 전략으로 삼기에는 살필 게 많다. 세계 각국의 스마트시티에 대한 전략을 세워주고 우리 기업들이 팔 수 있는 프로그램을 끼워 넣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외국 바이어들이 오면 관제센터 정도만 관람하고 간다. 비즈니스 전략협의를 못하고 돌아간다.
△김호원 교수 : 덧붙이자면 삼성과 애플을 봤으면 한다. 2년 전부터 애플이 삼성에 진다는 보고서가 많이 나왔는데 이는 삼성이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역시 우리의 강점인 ICT 기술력과 인프라(하드웨어)에 글로벌 지역 수요 컨설팅 능력(소프트웨어)을 결합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최성 시장: 나는 스마트시티는 스마트폰 시티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고양시 통합앱을 보여주면서) 여기에 들어오면 고양시 홈페이지, 교통정보 같은 게 들어가 있다. 우리는 미래부의 IoT실증단지 사업, LH와 함께 하는 청년스마트타운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게 스마트폰 하나로 편리하게 살아가는 도시다. 빅데이터가 관건인데 잘못 오픈했다가는 난리가 난다. 개인정보가 없는 합리적인 정보라 하더라도 자칫 시정이 마미될 정도의 혼란을 줄 수 있다. 정권 교체나 시장 임기와 무관한 국가 차원의 스마트시티 종합전략도 필요하다.
△최성 시장: 스마트시티에서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정보 격차다. 노인분들은 스마트폰 앱에 익숙하지 않다. 청소년을 위한 문제 해결에도 엄마, 아빠만 있고 청소년은 없다. 고양시는 시민 중심의, 인간중심의 IoT 실증단지를 만들고 싶다. 고양 청년스마트타운, 일산 테크노밸리, K-컬처밸리, 방송영상문화콘텐츠 밸리 등과 연결할 생각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발굴하는 것 아닌가 한다. IoT 실증 사업도 시민 평가가 안 좋은 부분은 과감 없이 공개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조대연 단장: 사실 도시의 여러 문제는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협력하지 않으면 스마트시티가 돼도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스마트시티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학 기술이고, 카쉐어링같은 공유경제로 나갈 것으로 본다. 자칫 스마트시티의 관제서비스 등이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빅브라더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가능한 것으로는 스마트시티만한 담론은 없다. 이걸 결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랫폼이 스마트시티다.
◇김호원 교수: 처음 U시티가 기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수요 중심, 시민 참여형으로 가야 한다. 빅브라더 우려보다는 축적되는 데이터들을 어느 정도 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해서 시민 행복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스마트시티 추진과정에서의 일자리 축소나 비숙련 노동자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있어야 한다.
◇김성태 의원(좌장): 지금은 농경사회의 100년 변화와 맞먹을 정도로 중요한 ‘제4의 물결’ 시작점에 있다. 스마트 기술로 빈부격차나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 기술이 싸지면서 장애인이나 독거 노인도 스마트시티의 안전망이나 스마트기기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공익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면서 협업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도시 문제, 사회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게 스마트시티다. 이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스마트시티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밑바탕에 둬야 하는 도시개발 모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