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역'을 잡아라! 9호선 급행역 일대 아파트 '귀한몸'
by김성훈 기자
2015.02.13 06:30:00
지하철 9호선 급행역 유동인구 4년새 62.7% 증가
동작역 일대 아파트 전세·매맷값 반년새 5000만원 올라
염창동 한주새 1000만원 오르는등 인기 상승중
전문가들 "마곡·삼성동 여파...반짝인기에 그치지 않을 것"
| △ 서울 강서와 강남을 잇는 지하철 9호선이 오는 3월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둔 가운데 9호선 급행역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 매매·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서울 강서구 염참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 전경.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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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회사원 안모(31)씨는 얼마 전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전용면적 61.48㎡형 오피스텔로, 예전에 살던 집보다 더 큰 데도, 전세보증금은 2000만원 저렴한 1억 8000만원이다. 처음 안씨는 회사 근처인 강남역 쪽에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마침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3월 개통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회사와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도 출·퇴근이 쉽고 보증금도 강남보다 싼 지하철 9호선 급행역 부근에 전셋집을 구한 것이다.
서울 강남과 강서를 잇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이 다음달 예정된 가운데 급행역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데다 9호선 양쪽 끝에서 각각 진행 중인 삼성동·마곡지구 개발 호재가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25개역)의 이용 승객은 2010년 1억 2414만여명에서 지난해 1억 8300만여명으로 4년 새 47.4%(5885만 7531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염창·여의도·노량진·동작역 등 9개 급행역 지하철 이용객은 62.7%(3779만여명) 늘었다.
9호선 급행역이 알짜 이동 경로로 떠오르자 일대 아파트 매매·전셋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동작구 동작동이다. 이 일대는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강남까지 6분(급행역 기준) 안에 도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인근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시세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위주로 뛰고 있다.
2013년 초 입주한 ‘이수 힐스테이트’(680가구) 전용면적 59.99㎡ 매맷값은 이달 현재 6억 2000만원으로 6개월 새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분양가(5억 2000만원)와 비교하면 1억원이 오른 것이다. 전셋값도 최근 두달 간 4000만원이 오르면서 최고 4억 8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조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물건을 찾는 문의가 늘었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며 “설 연휴가 지나고 개포·반포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 마곡지구와 가까운 지하철 9호선 염창역 일대는 가장 큰 아파트 단지가 570가구일 정도로 중·소규모 단지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가격 상승은 꾸준하다. 염참동 극동아파트(290가구) 전용면적 59.9㎡ 주택형은 최근 두 달 보름 새 3000만원 올라 2억 8500만~2억 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셋값도 두 달 사이 3000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2억 5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인근 도하공인 관계자는 “9호선 2단계 개통이 다가오면서 잠실 쪽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배경엔 강서권에 진행 중인 366만㎡ 규모의 마곡지구 개발(예상 유입인구 16만 5000여명)업과 삼성동 옛 한전 부지 개발(예상 유입 인구 3만8000여명)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9호선 급행역 일대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새 사업지구 근처에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와 자금력을 갖춘 투자 수요가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9호선 구간이 강동구까지 이어지고 마곡·삼성동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급행역 일대 아파트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